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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깬' 첫 남북 접촉, 북미대화 넘어 정상회담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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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기자I 2018.01.09 16:53:58

트럼프 '입'에서 촉발된 북미대화 가능성, 평창서 성사되나
文대통령, 조기 남북정상회담 의지 강해..그러나 첩첩산중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9일 오전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전체 회의 시작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2015년 12월 이후 2년여만이자, 문재인정부 들어 이뤄진 첫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이 예상 밖 속도를 내면서 향후 북미대화를 넘어 조기 남북정상회담으로까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겹겹이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와 속도라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분석이 많다. 남북 간 접촉에 미국·중국·러시아 등 주변 대국들이 잇달아 ‘환영’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반도를 둘러싼 대화 분위기가 급속히 국제사회로 전이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북미대화, 가시권 들어섰나

북미 대화 가능성은 지난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자신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적절한 시점에 우리도 (대화에) 관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더 나아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통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틀림없이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전혀 문제가 없다”며 북미정상 간 ‘조건부’ 직접대화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힌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특정 조건이 충족된다면 기꺼이 김정은과 직접 대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썼다. 북미대화는 우리 정부 입장에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일각에선 우리의 중재로 어느 정도 성사 분위기가 익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0일 워싱턴DC를 찾아 미국 측 대표와 북미대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4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타임(TIME)의 ‘올해의 인물’(Person of the Year) 선정 제의를 사양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미국 조야에선 여전히 북한의 변화에 기대를 걸지 않은 분위기가 강하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김정은은 한미 간 어떤 이간질을 하려고 할지 모른다”며 “김정은의 진정성에 대해선 우리는 매우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행정부 내 대표적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도 “과거 북한의 행태를 볼 때 이번 남북 대화는 속임수”라며 “북한은 핵 능력을 계속 원할 것”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북한이 원하고 우리 정부가 중재한다면 굳이 미국 측이 북한과의 ‘접촉’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게 대세다. 외교 당국자는 “미국은 현재 남북 간 고위급 접촉의 결과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대화하더라도 제재의 틀을 유지하는 ‘강온 양면책’을 동시에 쓸 공산이 크다”고 했다.

만약 북미대화가 현실화한다면 시기와 장소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그것도 한국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 평창올림픽 대표단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백악관 실세이자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 고문 등이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가운데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의 파견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도 김정은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을 보낼 가능성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너무 나간 이야기지만, 북미정상의 혈통인 ‘이방카·김여정’ 간 파격적 만남이 이뤄질 공산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평창올림픽은 양국이 첫 접촉을 하는 가장 이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9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양국의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남북 정상회담도 먼 얘기 아니다?

섣부른 관측이지만, 남북 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 있다는 얘기도 슬슬 나온다. 문 대통령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는 점에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중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고 말했다.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이 더 빨리 이뤄졌어야 했다. 그랬다면 남북관계는 훨씬 더 많은 진도가 나갔을 것”이라며 “정권이 바뀌며 정상 간의 소중한 합의가 내팽개쳐지고 말았다”고도 했다.

정권 말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했던 참여정부의 실기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첫 고위급 회담이 속도를 내는 것도 문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의 전망도 비슷하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정상회담은 빠른 시일 내에 열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은 말 그대로 ‘첩첩산중’을 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일단 얽히고설킨 게 많은 미국과 중국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게 대전제다. 북한은 최소한 ‘핵 동결’ 정도의 성의를, 우리 측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의 카드를 내줘야 한다. 뭐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제재전선이 확고한 가운데 북한으로 들어가는 현물 또는 현금을 탐탁지 않게 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북한 측이 ‘도발은 없다’ ‘핵 동결’ 등을 약속하더라도 어느 국가가 곧이 곧대로 믿겠는가”라며 “여러 검증을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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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고위급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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