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월세 197만원, 더 오를 수 있다"…일본 '초비상'

정다슬 기자I 2025.09.04 16:40:48

집값 폭등 여파…日 도심 월세 부담, '역대급'
도심 선호하는 맞벌이 가구, 집값 폭등에 구매대신 월세로
4년 전 대비 가처분소득 대비 월세 비중 15%포인트 늘어
도쿄는 월 수입의 3분 1이 월세로

2025년 8월 25일, 도쿄 미나토구 고층 빌딩(사진 중앙 왼쪽)을 향해 바라본 세이토쿠 기념 미술관의 돔(사진 앞 왼쪽)이 보이는 전경.(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일본 도심의 임대 아파트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며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도쿄 23구의 가족용 평균 임대료는 가처분소득의 34%에 달하며, 오사카시도 29%로 소득 대비 월세 비중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부동산 정보업체 ‘앳홈’과 총무성의 ‘가계조사’를 활용해 2024년 기준 도쿄 23구, 오사카시, 나고야시, 삿포로시, 후쿠오카시 등 주요 5개 도시의 가족용(50~70㎡) 임대 아파트 평균 월세가 2인 이상 근로자 가구의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2024년 수치는 2020년에 비해 약 15%포인트 상승한 34%에 달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으로 교외 선호 현상이 강해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월세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출근 회귀 흐름이 강해지면서 월세가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임금 상승도 이뤄졌지만, 월사 상승 속도가 더 빠르며 전체 가처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쿄 23구의 가족용 평균 임대료는 2024년 기준 월 21만엔(197만원)에 달하며 소득의 3분 1 이상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소득 대비 임대료는 25~30%가 적정 수준이며, 이를 초과하면 가계 운영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재무설계사이자 부동산 전문가인 후치노우에 히로카즈는 “‘소모성 지출’인 임대료가 소득의 30%를 넘기면 저축 여력은 물론, 교육비나 의료비 등 비상 상황 대응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오사카시도 이미 임대료 비율이 29%로 한계선에 근접했다. 후쿠오카시는 23%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2020년 대비 상승폭은 5.4%로 조사 대상 도시 중 가장 컸다.

이번 임대료 급등의 배경에는 분양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주택 구입을 미루고 임대로 돌아선 맞벌이 가구의 증가가 있다. 앳홈 관계자는 “신축 분양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45% 넘게 상승해, 일정 소득이 있는 가구도 구입을 포기하고 고가 임대 시장에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맞벌이의 경우 통근 편의성을 고려해 도심 선호 현상이 강하다.

그간 안정적이었던 임대료는 최근 일본 소비자물가지수에서 199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통상 임대료 인상은 신규 계약 시나 2년마다 이루어지는 계약 갱신을 기점으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변동속도는 분양주택 가격에 비해 느린 편이다. 그러나 이와사키 준코 앳홈랩 집행위원은 “향후 임대료 인상을 준비 중인 부동산이 상당수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선비나 공공요금 인상 등 비용 상승을 이유로 임대료 전가를 고려하는 집주인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후치노우에는 “도심 우량 입지의 고임대료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가구 소득과 향후 전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도심의 편의성을 택할지, 외곽으로 이동해 저축 여력을 확보할지 더욱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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