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990원 소금빵’이 쏘아올린 빵값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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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5.09.11 14:59:26

슈카월드 ETF 빵집 논란 끝에 문닫아
빵플레이션·유통구조 개선 과제 남겨
'빵' 간식에서 주식으로 과도기적 단계
"유통구조 개선으로 빵플레이션 해결해야"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990원 소금빵’을 내놨던 슈카월드의 ‘ETF 베이커리’가 결국 문을 닫았다. 구독자 360만명을 보유한 경제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가 운영한 팝업스토어 ‘ETF 베이커리’는 ‘990원 소금빵’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자영업자들의 거센 반발에 논란이 확산하자 결국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슈카월드의 실험 매장은 ‘빵플레이션(빵+인플레이션)’ 논란과 유통구조 개선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구 글로우 성수에 마련된 유튜버 경제유튜버 슈카의 ETF 베이커리 팝업 스토어에 소금빵이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에 대한 경쟁영향평가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빵값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수준에 속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탕종숙 식빵 가격은 2024년 8월 기준 100g당 한국이 703원으로 가장 비쌌고, 그다음으로 프랑스(609원), 미국(588원), 호주(566원)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 빵값이 비싼 이유에 대해 높은 인건비, 밀 수입 의존도 그리고 복잡한 유통 구조가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밀, 설탕, 달걀, 우유 등 빵의 주원재료는 제조원가의 51%를 차지하는데 이 중 밀가루와 설탕의 국내산 사용 비중은 각각 0.2%, 0% 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해 국제 곡물 가격과 환율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설탕은 30%의 높은 관세 장벽으로 대기업 3사가 시장의 90% 이상을 과점한 상태다. 계란 역시 정부의 산란계 마릿수 조절 정책으로 공급이 관리되며 생산자 단체가 정한 ‘희망가격’ 기준으로 책정된다. 우유는 국내 낙농업이 보호 산업 구조로 운영되다보니 우유 가격에 생산비 연동제가 적용돼 해외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여기에 정치권은 골목상권 보호를 내세워 빵집을 2013년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묶어놨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제빵업체들의 폭리로 치부하기엔 빵값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소리다. 실제로 주요 제빵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1%대에 그쳐 식품업계의 평균치(약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최근 들어 빵플레이션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는 것은 빵이 주식으로 전환하는 과도기적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밥을 아침 식사로 먹는 비중은 2021년 50.7%에서 2023년 45.0%로 2년 사이 11.2% 감소한 반면, 빵·샌드위치를 먹는 비중은 13.6%에서 15.1%로 11.0% 가량 증가했다.

국민들의 식생활 문화는 바뀌고 있는데 몇십년간 지속돼 온 관행과 규제로 인해 생산부터 소비자 판매까지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유통구조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이를 해결하겠다며 제빵업 유통구조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제41회 국무회의에서 “민생 안정을 위해선 구조적 장바구니 물가 불안이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며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체감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유통구조 개혁에 보다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슈카월드가 쏘아올린 빵값 논쟁이 단순히 가격 실험 이벤트를 넘어 유통구조 문제를 해소할 기폭제가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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