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지서 정국 구상..첫 메시지에 쏠리는 관심
만일 문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다녀온다면 복귀 후 첫 메시지가 어떨지에 시선이 쏠린다. 임기 4년차를 맞아 문재인 정부는 거센 부동산 광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대처로 60% 중반까지 치솟았던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부동산 이슈가 불어닥치며 40% 중반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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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휴가 직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나선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귀하자마자 분주한 대북 행보를 보였다. 코리아 패싱 논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복귀하자마자 한미일 공조를 확인했고 ‘아직은 대화할 때가 아니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대북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했던 2018년에는 ‘경제’ 메시지를 화두로 던졌다. 폭염 대책을 주문하는 한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대적인 규제혁신도 강조했다. 경제 부문에서 어떻게든 성과를 내야한다는 의지를 보였던 셈이다.
전임 대통령들도 휴가지에서 시간을 보내며 국정 현안에 해답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것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청남대 구상’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휴가 당시 청남대에서 ‘금융실명제 실시에 관한 대통령 긴급명령’을 발표했다. 청남대를 즐겨 찾았던 김 전 대통령의 복귀 후 메시지에 ‘청남대 구상’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휴가 복귀 후 인사’를 즐겨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휴가에서 돌아온 직후에 청와대 비서진 또는 정부부처 장관을 일부 교체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휴가 이후 인사를 통해 하반기 국정운영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왔다.
◇애독가인 文대통령, 휴가지 독서 목록은?
대통령의 독서 목록도 관심사다. 소문난 다독가인 문 대통령은 휴가 때마다 독서에 매진하고 이를 국민들에게도 알려왔다. 문 대통령은 휴가 때가 아니더라도 여러차례 도서 구매나 선물을 통해 책을 통한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나서왔다. 올해도 문 대통령의 휴가 기간에는 손에 책이 들려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지근거리 참모진들로부터 명저들을 추천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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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쓰지 못했던 2019년에도 연말이던 12월 하루 연가를 내고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의 책 3권을 추천했다. ‘슬픈 쥐의 윤회’,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통일·청춘을 말하다’ 등이다. 이밖에도 ‘51명의 충청도 할매들이 음식 한 가지씩 한평생의 손맛을 소개한 요리책’인 ‘요리는 감이여’를 소개하거나 ‘90년생이 온다’를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도 여름 휴가 도서를 고르는데 신경을 썼다. 책을 통해 대통령의 정국 방향을 유추할 수 있는 정치적 행위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도서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독서광으로 유명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지식자본주의혁명 △미래와의 대화 △비전 2010 한국경제 등 미래분야 서적을 주로 읽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등을 꼽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넛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책을 선택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을 휴가도서로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