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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제 8년…생산성 못 올리고 저소득층 소득만 깎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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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은 기자I 2026.10.06 15: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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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전 한은 총재, 한은 연구진과 공동 연구
주 52시간제 8년, 실증 평가 해보니
창의성·성과급 비중 높을수록 생산성 하락
하위 20% 소득 감소하는 동안 상위 20%선 늘어
"획일적 시간 규제 한계…한국형 유연근로제 도입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현행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도(52시간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광범위한 노동 특례를 적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금융권 등 일부 직종은 주 4.5일제를 요구하는 반면,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정보기술(IT) 기업에선 52시간제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는 가운데서다.

6일 오전 출근 시간대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6일 오전 출근 시간대에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6일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이 주최한 인구클러스터 포럼에서 이창용 서울대 특임교수(전 한국은행 총재)와 한국은행 연구진(오삼일·윤진영·한진수)이 발표한 합동 연구 논문에서는 획일적으로 근로시간을 규제하는 52시간제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근로시간 제도 개선 방안이 제시됐다.

연구진이 52시간제 도입 이후 8년 간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초과 근로 감소에 따른 비용은 저소득 근로자에게 집중됐고, 성과급 비중이 높은 기업에서는 1인당 생산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분석 대상 근로자를 소득 순으로 나누면 하위 20%는 총급여가 1.3% 감소한 반면 상위 20%는 1.1%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초과근로시간은 7.7%, 초과급여는 6.7% 줄었지만 전체 평균 총급여는 변화가 없었다. 연구진은 초과 급여 의존도가 높고 협상력이 약한 근로자에게 충격이 몰렸다며, 일률적 근로 시간 단축이 “노동시장 내부자와 외부자 간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52시간제 8년…생산성 못 올리고 저소득층 소득만 깎여
생산성 개선 효과도 확인되지 않았다. 성과급 비중이 1%포인트 높은 기업일수록 1인당 부가가치가 2.5%포인트 감소하는 부작용이 관찰된 것이다. 이는 연구개발(R&D), IT, 금융 등 집중적 몰입과 창의성이 핵심인 지식기반 직무가 획일적인 시간 규제와 정면 충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해법으로 현재 주요국 중 최하위 수준인 연차 소진율을 높이고, 일정 소득 이상 고숙련 지식근로자의 경우 주 근로시간 관련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 도입을 제시했다.

국내 근로자의 연차 소진율을 현재 75%로, 이를 주요 선진국 수준인 95%로 높이면 연 31시간, 약 4일을 더 쉴 수 있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1828시간)은 미국 근로시간(1810시간)에 근접한 정도로 줄어든다.

아울러 중위임금 두 배(약 8200만원) 이상 관리·전문·사무직 약 149만명(상용근로자의 10.8%)을 대상으로 근로시간 상한과 가산수당 적용을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연구진은 “최근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한정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나 좀 더 광범위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일하는 방식이 급변하는 만큼, 획일적 시간 투입 규제에서 벗어나 성과와 자율성을 보장하는 한국형 근로시간 제도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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