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실용 국익 외교’ 첫 시험대…日·美 연쇄 회담

황병서 기자I 2025.08.21 15:56:55

“위안부 합의 지켜야”…‘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의지
한미 관세 협상·북핵 대응 등 굵직한 현안 테이블에
필라델피아서 ‘마스가’ 조선소 시찰…트럼프 동행 주목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일본과 미국을 차례로 방문해 한일·한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한다. 취임 이후 첫 양자 정상회담이다. 이번 순방에서는 경제·안보 등 현안 협의와 동포 간담회 등 외교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일본과의 ‘셔틀 외교’ 복원을 비롯해 한미 동맹 현대화 등 굵직한 의제 등이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8차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 내외와 수행원 등은 23일 오전 중 일본에 도착해 방일 일정을 시작한다. 첫 일정으로 숙소에서 재일동포 오찬 간담회를 한 뒤, 오후에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진행한다. 이튿날에는 일본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고 오후 일본을 떠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정례적인 상호 방문을 통한 ‘셔틀 외교’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방일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합의 등 이미 이뤄진 국가 간 합의는 지켜져야 한다”며 원칙론을 강조했다. 또한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의지를 밝히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언급하며 정치적 인내와 절제를 평가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앞으로 한일 관계를 실용적인 의미에서든, 국익 차원에서든 잘 개선해 나가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말씀”이라며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일본을 먼저 가는 것은, 이승만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이런 역사적 의의가 합의문에 실릴 수 있기를 바라는 국민적 의지에 대한 대답이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워싱턴 D.C.에 도착해 재미동포 만찬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미 일정에 들어간다. 취임 90여일 만의 첫 미국 방문이다. 25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는 한미 동맹의 현대화, 최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 후속 조치, 한미일 공조, 북한 대화 재개 및 비핵화 전략 등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

26일에는 필라델피아로 이동해 한화필리조선소를 시찰한다. 이곳은 지난해 한화그룹이 1억 달러를 투자해 인수한 조선소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위대하게)’ 프로젝트로 불리는 한미 조선 협력의 상징적 장소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행 여부도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당일 저녁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28일 목요일 새벽 귀국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순방이 ‘실용주의 국익 외교’를 내세운 이 대통령의 한일 기반을 다지고,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에서 한미일 공조를 조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들어선 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한국과 일본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실용주의 국익 외교’를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서는 취임 초기 일본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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