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운 교수 "검찰개혁 찬성하지만, 현 법안은 비현실적"

성주원 기자I 2025.07.09 15:07:39

박찬운 교수 "현실적·실용적 검찰개혁 필요"
"수사개시권만 박탈해도 효과…단계적 접근해야"
"수사-기소 분리시 99% 사건 진실발견 어려워"
"공소청 간판갈이는 국민 오도하는 무모한 모험"
"형소법 개정으로 수사개시권 박탈이 현실적"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경찰개혁위원회 위원, 경찰청 수사정책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박찬운(사법연수원 16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검찰개혁’과 관련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검찰개혁은 더이상 미룰 수 없지만 제도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노회찬 7주기 추모 심포지엄’에서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어떻게 해야할까’ 주제발표를 통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혁 방안들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검찰은 수사와 기소, 공소유지에 이르는 막강한 권한을 쥐고 스스로 권력이 되었다”며 “편파적 수사로 국민적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려 왔다”고 현 검찰 시스템을 비판했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9일 ‘국민을 위한 검찰개혁 어떻게 해야할까’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성주원 기자)
수사-기소 분리 우려…“검찰청→공소청, 간판 바꾸기”

박 교수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자는 원칙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완전한 분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단절하면 수사 단계에서 벌어지는 편향과 오류를 제대로 바로잡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할 때 권한 남용과 무책임은 검찰의 수사 남용보다 오히려 더 파괴적일 수 있다”며 “1%의 검찰 인지사건에서 발생하는 검찰권 남용 방지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99%의 일반 형사사건에서 실체적 진실 발견이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 개혁 주류세력이 주장하는 “검찰청을 없애고 공소청을 만들자”는 구호에 대해서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마치 간판만 바꾸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국민을 오도한다”며 “속전속결로 제도를 갈아치우는 방식으로는 정의도 신뢰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형소법 개정 통한 개혁 제안…“실패시 정권 위기 부메랑”

박 교수는 대안으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통한 개혁을 우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범죄의 혐의가 있는 경우 수사를 개시한다. 검찰은 경찰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며, 사건 송치 후에는 필요한 보완수사를 수행한다”는 원칙을 형사소송법에 명문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한 검찰의 수사개시권은 완전 박탈하되 보완수사권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으로선 검찰의 수사개시권만 완전 박탈해도 커다란 효과가 나타나는 구조개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검찰개혁의 정치적 의미도 언급했다. 그는 “검찰개혁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며 “검찰개혁의 성과는 국민이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개혁으로 검찰권 남용이 억제되었는지, 국가의 범죄 억지 기능은 제대로 작동하는지의 기준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이 평가에서 멀어진다면 검찰개혁은 이재명 정부의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진실과 정의가 흔들리지 않는 검찰개혁만이 국민을 위한 개혁”이라며 “개혁은 현실적이고 실용적이며 국민 대다수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만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노회찬 추모 7주기 심포지엄’에서 검찰개혁과 관련해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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