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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BMW·아우디도 무릎 꿇었다…지각변동 일으킨 '중국車'

방성훈 기자I 2025.02.28 16:18:47

“中전기차, 이젠 무시 못해"…BYD가 끌어주고 화웨이가 밀어주고
中업체들이 내수시장 점령…힘못쓰는 해외 車브랜드
전기차 전환 가속·내부 경쟁 심화 등이 中경쟁력 키워
SW혁신도 中브랜드 가치 끌어올려…화웨이 일등공신
이젠 해외서도 인기…신차 수출 2년 연속 압도적 1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자동차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전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전환 기조에 발맞춰 자동차 제조는 비야디(BYD)가, 소프트웨어는 화웨이가 혁신을 선도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中업체들이 내수시장 점령…힘못쓰는 해외 車브랜드

닛케이가 조사업체 마크라인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중국 내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판매량을 2019년 판매량과 비교한 결과, 비야디의 판매량이 9.2배 급증해 가장 가파르게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다른 민간기업 지리자동차도 70%라는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 전체 평균인 20% 성장률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국유기업으로는 체리자동차(3.6배)와 충칭창안자동차(30%)의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반면 일본 토요타·혼다와 합작한 광저우자동차, 독일 폭스바겐·미국 제너럴모터스(GM) 협력하는 상하이자동차(SAIC) 등은 판매량이 감소했다.

중국 순수 브랜드의 판매량은 2022년 처음으로 외자 합작 브랜드를 추월했다.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는 추세다. 2019년엔 독일·일본·미국계 제조업체가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나, 지난해에는 중국계 제조업체 점유율이 60%를 넘어섰다.

닛케이는 “과거 국유기업과 외국자본 합작 기업이 시장을 지배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중국 민간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중국 내수 시장의 경쟁 심화로 각 업체들이 신규 모델을 꾸준히 출시한 것이 혁신으로 이어졌고, 소프트웨어를 통해 차량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무선 업데이트(OTA)에 주력한 것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

◇전기차 전환 가속·내부 경쟁 심화 등이 中경쟁력 키워

전 세계적인 전기차 전환 기조가 중국의 자동차 산업 발전의 최대 원동력으로 지목됐다.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는 전기차(EV)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는 중국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을 가속화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중국 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 중국이 처음부터 내연차를 배제하고 전기차 제조로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점 등도 중국이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그 결과 지난해 8월 중국 내 EV 및 PHV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내연차를 웃돌았다. 2021년까지만 해도 내연차가 전체 판매량의 60% 이상을 차지했으나, 3년 만에 역전된 것이다. 내연차까지 합치면 중국의 신차 시장은 연간 3000만대 이상으로 세계 2위인 미국의 거의 2배에 달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이날 공개한 데이터에서도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전년대비 48.3% 급증한 1079만대로, 전 세계 판매량의 66.4%를 차지했다.

이러한 업황 변화는 기존 강자들마저 무너뜨리고 있다. 독일 고급차 3대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일명 ‘BBA’는 중국 내 가격 경쟁에 휘말리며 수익과 점유율 모두 중국 브랜드에 잠식당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도 2020년 중국 내 판매량 점유율이 24%로 정점을 찍은 뒤 4년 만에 반토막났다. 닛산은 이 기간 동안 판매량이 두자리수% 감소했고, 점유율도 4%포인트 하락해 2%까지 떨어졌다. 혼다 역시 지난해 판매량이 9년 만에 100만대를 밑돌았다. 점유율도 5%포인트 하락한 3%까지 내려갔다. 미쓰비시는 2023년 아예 중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사진=AFP)


◇SW혁신도 中브랜드 가치 끌어올려…화웨이 일등공신

차량 내부 소프트웨어에 공을 들인 것도 중국 브랜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등 공신은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화웨이다. 화웨이는 자동차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개발로 축적한 기술을 살려 단기간에 차량 탑재 시스템의 최대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화웨이가 개발한 운영체제(OS)는 음성인식, 엔터테인먼트 기능뿐 아니라 자율주행 기능까지 제공한다. 화웨이는 또 차량을 직접 제조하지는 않지만 제품 계획, 디자인, 마케팅, 사용자 경험, 품질 관리 등에 크게 관여하고 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은 과잉 생산 우려를 촉발했지만 동시에 수출 발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신차 수출은 202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신차 수출도 전년보다 20% 증가한 585만대로 2위인 일본과 격차가 164만대까지 벌어졌다.

중국 업체들은 해외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의 경영난도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초래했다.

닛케이는 “규모의 경제를 살린 중국 자동차 산업의 비용 또는 가격 경쟁력은 계속 강해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는 불과 5년 만에 혁신과 진화를 거듭하며 품질 및 가격 측면에서 매력을 높였고, 그 결과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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