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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한 달 중수청, 구속 6명 그쳐…대형 범죄 수사 역량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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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기자I 2026.11.02 16: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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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보이스피싱 중심 성과…부패·경제범죄 수사 실적 제한적
공소시효 임박 하도급 사건 협력 기소…독자 수사 역량 미지수
인력 충원율 66%·중간간부 태부족…수사 인프라 구축도 지연

[이데일리 김현재 백주아 기자]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을 비롯한 7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한 달이 지났지만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약과 보이스피싱 사건에서는 피의자를 구속하고 공소시효가 임박한 하도급법 위반 사건도 보강수사를 거쳐 기소하는 성과를 냈지만 권력형 부패나 대규모 경제범죄 등 중수청의 핵심 수사 역량을 보여줄 만한 성과는 아직 제한적이어서다.

조직과 수사 인프라가 완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사건을 독자적으로 수사할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중대범죄수사청 청사 전경.(사진=노진환 기자)
서울 중구 수표동에 위치한 중대범죄수사청 청사 전경.(사진=노진환 기자)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전국 중수청이 구속한 피의자는 서울중수청 4명, 수원중수청 2명 등 총 6명이다. 이중 서울중수청의 경우 마약 사건 3건과 하도급법 위반 사건 1건 등 총 4건을 공소청에 송치했다. 대전·광주·대구·부산중수청에서는 아직 구속이나 송치 실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수청 마약수사국은 지난달 23일 대마 2.5㎏을 밀반입한 피의자를 구속 송치한 데 이어 30일에는 대마와 필로폰 밀수 피의자 2명을 추가로 구속 송치했다. 수원중수청도 대마 재배 혐의로 2명을 구속했다. 서울중수청은 기존 검찰에서 넘겨받은 보이스피싱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자영업자를 겨냥한 ‘노쇼 사기’ 조직원 1명을 지난달 29일 구속했다.

경제범죄 분야에서도 공소청과의 협력을 통한 사건 처리 성과가 나왔다. 서울중수청 반독점수사국은 지난달 19일 서울동부지방공소청으로부터 일부 혐의의 공소시효가 이달 1일 만료될 예정인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을 이관받았다.

중수청은 공소청과 긴밀히 협의하면서 발주처 조사 등 보강수사를 진행해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해야 할 하도급 대금을 부당하게 감액하거나 지급하지 않은 원사업자의 혐의를 규명했다. 지난달 27일 사건을 송치했고 서울동부지방공소청은 이틀 뒤인 29일 기소했다.

다만 이 사건 역시 공소청에서 이관받은 사건을 보강수사한 것으로 중수청이 독자적으로 대형 경제범죄를 발굴해 수사한 사례와는 성격이 다르다. 부패·경제·사이버 등 다른 중대범죄 분야에서는 아직 대형 사건을 자체적으로 발굴해 수사 성과로 연결한 사례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중수청은 금융권 연쇄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 국제 공조도 이뤄지고 있다는 이유로 수사 불개시를 통보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고발 사건 역시 경찰이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했다. 이를 두고 중수청이 수사 부담이 큰 사건은 피하고 상대적으로 처리하기 쉬운 사건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선택적 사건 고르기’ 비판도 제기된다.

중수청이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이른바 ‘1호 대형 사건’을 내놓지 못한 배경에는 수사 인력과 인프라 부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수청은 정원 2874명의 약 66%인 1900여명만 충원한 채 출범했다. 특히 수사 지휘를 담당할 4·5급 중간간부 충원율은 각각 22.6%, 31.8%에 그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도 사건 접수·배당 등 필수 기능만 이용할 수 있는 상태다. 이에 중수청은 지난달 16일 김지용 청장 지시로 ‘조직 안착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인력과 시설 등을 점검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전문 수사 인력 확보와 지휘 체계 정립이 늦어지면서 대형 부패·경제범죄 수사에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수수사 경험이 많은 한 공소청 관계자는 “현재 중수청은 숙련된 수사 인력 확보가 미진한 상황”이라며 “기존 검찰의 특수수사 역량을 중수청이 이어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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