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엔드 이니셔티브’ 북핵 단계적 해법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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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엔드 구상은 기존의 3단계 비핵화론과 맥을 같이 한다. 과거 구상은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시설 폐기 등 직접적 핵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면, 엔드는 교류와 관계 정상화를 먼저 놓는 전략적 순서를 제시하며, 북핵 문제 해결 이전 단계에서 남북·북미 관계를 안정화시키는 ‘판깔기’ 기능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교류와 협력이 평화의 지름길”이라며 남북 관계 발전과 함께 북미·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를 지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이 접근에는 현실적 한계도 존재한다. 북한은 최근 연설에서 “비핵화라는 것은 절대로,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선언하며, 핵보유국 지위를 협상의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웠다. 국제사회의 완고한 비핵화 요구와 북한의 강경한 입장 사이에서, ‘교류·관계 정상화’가 먼저 추진될 경우, 비핵화 이전 단계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북미 수교 논의와 유사한 맥락으로, 국제사회와의 협력 없이는 엔드가 현실적 제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교류를 최우선으로 둔 전략도 쉽지 않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와 북한의 폐쇄적 태도는 물리적·정치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으며 그 무엇도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점은, 남북 간 실질적 교류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결국 비핵화와 국제사회 협력이 동시에 진전되지 않으면, 엔드 이니셔티브의 의도와 달리 전략적 교류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엔드 이니셔티브는 한반도 냉전 종식과 국제사회 협력 확대라는 장기 목표를 담고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 거부와 현실적 제약 속에서 단기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하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중단’부터 시작해, ‘축소’의 과정을 거쳐 ‘폐기’에 도달하는 실용적·단계적 해법에 국제사회가 지혜를 모아 달라”고 강조하며, 국제사회 협력과 현실적 지혜를 엔드 전략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날 이 대통령이 제시한 ‘엔드 이니셔티브’를 두고 여당과 야당 간의 온도 차이는 극명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빛나는 외교”라고 호평했고, 국민의힘에서는 “북한 김정은 요구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감 있고 당당한 연설이었다”며 “빛나는 외교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엔드 해법이 언뜻 평화적으로 보이지만, 비핵화를 마지막에 둔 것은 사실상 종전 선언을 비핵화 이전 먼저 추진하겠다는 이야기”라면서 “북한 핵보유를 기정사실화한 채 교류와 정상화를 먼저 추진한다면, 결국 분단 고착화와 통일 불가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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