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차키 대신 교통카드"...고유가에 지하철에 몸 싣는 시민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유림 기자I 2026.03.17 11:32:56

중동전쟁 장기화에 붐비는 대중교통
서울지하철 이용객, 전쟁 전보다 일평균 30만↑
시민들 "가계부담"…지하철 혼잡도에 피로감도

[이데일리 이유림 김현재 기자] 17일 오전 8시 20분 서울 지하철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승강장. 2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열차마다 출근길 시민들로 발 디딜틈 없이 가득찼다.

3월 각급 학교의 개학·개강 시즌과 맞물려 이용객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최근 중동지역 전쟁으로 고유가 부담이 커지자 자차 대신 대중교통을 택한 이들이 더해지면서다.

최근 고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출퇴근 비용 절감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유가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용 효율을 따지는 ‘생계형 이용자’들의 유입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구 혜화동에서 동대문구 장안동까지 오토바이로 출·퇴근하던 이모(27)씨는 일주일째 지하철을 이용 중이다. 이씨는 “월 수입에서 월세 등 고정비를 제외하면 여유가 없다”며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당분간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평소 성북구 성북동에서 자차로 출퇴근하던 직장인 이모(59)씨도 최근 주 2회 정도 지하철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씨는 “기름값과 주차비를 따져보니 경제적으로 대중교통이 확실히 유리하다”며 “환승하는 번거로움과 피로감이 있지만 부담을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 등으로 지하철 이용객이 늘고 있는 16일 서울 한 지하철역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뉴시스)
같은 날 지하철 2·3호선이 교차하는 교대역 승강장도 이동하는 인파로 붐볐다. 평소에도 혼잡도가 높은 역이지만 최근 유가 상승 소식 이후 이용객들의 체감 밀도는 더 높아진 분위기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지하철 안전도우미 주모(72)씨는 “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어난 느낌을 받는다”며 “현장 안내 업무도 이전보다 분주해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홍모(35) 씨는 “승강장 계단까지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은 기상 상황이 아주 나쁠 때나 볼 수 있던 풍경”이라며 “요즘에는 열차 1~2대 보낸 후 탄다고 생각하고 마음을 비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900원을 넘어선 이달 9~13일 하루 평균 이용객은 약 106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대비 약 31만명 증가한 수치다. 공사 관계자는 “고유가 요인뿐만 아니라 3월 개강·개학 등 계절적 수요 변화, 연간 승하차 인원의 증가 추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용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난 13일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하락 폭은 여전히 미미하다. 유통 구조상 고가에 매입한 재고 물량을 소진할 때까지 즉각적인 가격 반영이 어려워서다. 실제 이날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30원이다. 지난 10일(1907원) 정점을 찍은 뒤 다소 내려왔지만 중동전쟁 전 1600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서울의 한 주유소 업주는 “ℓ당 2000원대에 들여온 재고를 손해보면서 팔 수는 없지 않느냐”며 “정유사들도 상한제 가격보다 매우 낮은 수준으로 공급하지 않아 당분간은 가격 인하 폭이 완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