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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연구원(IGE)과 KB금융그룹이 21일 콘래드서울에서 개최한 ‘2024 지속가능성 글로벌 서밋’에서 찰스 유지 호리오카 일본 고베대 석좌교수는 고령화로 △사회안전망 확충에 따른 정부재정 악화 △고령층의 과소소비에 따른 가계저축률 증가 및 내수·투자부진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호리오카 교수는 특히 “고령화가 진행된 많은 국가에서 고령층이 너무 많이 저축하고 적게 소비하는 게 문제”라며 “자녀들에게 재산을 넘기고 싶은 경우 상속·증여세를 인상해서 스스로에게 더 쓰도록 하고,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예방적 저축인 경우 공적 안전망을 확충해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사적 연금 및 보험, 역모기지론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호리오카 교수는 “노인의 금융 문해력을 높여 최적의 소비와 자산관리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권이 이런 문제를 해결해 인구통계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전문가들 또한 고령층의 과소 소비를 막기 위해 ‘인출 사회’로 전환을 언급했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인구변화대응연구센터장은 “금융당국은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문제를 완화하고, 금융사들은 고령화에 적응해 새 수익원을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일본과 같이 신탁제도 활성화를 통해 부의 세대 간 이전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령층의 자산이 현금·예금 등 안전자산에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다. 모험자본이 축소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서 센터장은 “고령화로 대출·투자 수요가 위축돼 금융사들의 수익성 및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고령층을 타깃으로 한 혁신상품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체 자산 70% 이상이 부동산에 쏠린 사회구조상 민간 역모기지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공통적으로 나왔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주택금융공사 주택연금은 공시지가 12억원 이하 주택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민간 은행에서 이 부분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며 “주택연금을 활용하면 기초연금 포인트 계산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저소득자의 주택연금 가입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우리나라는 연금자산 중에서도 주식 비중이 10% 남짓으로 적다”라며 “디폴트옵션 제도를 보완하고, 30인 이하 사업장 중소기업 기금 퇴직연금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신동 KB금융연구소장은 외국인 대상 금융서비스 확충 필요성을 언급했다. 정 소장은 “지난 4월 전체 인구에서 외국인 비율이 5%를 초과했고 앞으로도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외국인 대상 금융시장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포용금융과 산업성장의 관점에서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