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항생제 내성이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병원 내 항생제 사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의료진과 협의하는 관리 프로그램이 광범위 항생제 사용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원장 김성수) 감염내과 노태훈·조경민 교수팀은 2025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14개월간 병원 내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 프로그램 운영 성과를 분석했다.
항생제는 세균 감염 치료에 꼭 필요한 약이지만, 필요 이상으로 오래 쓰거나 범위가 넓은 항생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내성균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에 해운대백병원은 감염내과 전문의, 약사, 전담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항생제 관리팀을 운영하며 광범위 항생제 처방과 장기 사용 사례를 점검해 왔다.
연구팀은 필요 시 약제 변경·감량·중단을 권고했으며, 프로그램이 안정화되면서 의료진의 권고 수용률도 높아졌다. 이와 함께 주요 광범위 항생제 사용량도 감소했다. 피페라실린·타조박탐 사용량은 뚜렷한 감소를 보였고, 중증 감염 치료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메로페넴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감염내과 전문의, 약사, 전담간호사 등으로 구성된 항생제 관리팀과 기존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활용해 항생제 사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항생제 내성 대응을 위해서는 특정 약제를 단순히 제한하는 방식보다,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적정 사용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노태훈 교수는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는 항생제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환자에게 필요한 항생제를 가장 적절하게 사용하는 과정”이라며 “이번 연구는 항생제 관리 프로그램이 임상 현장에 정착되면 주요 광범위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Antibiotics에 “Sustainability and Impact of an Antimicrobial Stewardship Program on Broad-Spectrum Antibiotic Consumption in South Korea: A 14-Month Extended Follow-Up Study”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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