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지방 분권화' 청사진 필요…실질적 책임 보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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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I 2025.08.26 15:29:51

''돌봄통합지원법 위한 기초자치단체 과제'' 국회 토론회
"지자체에 성패 달렸지만…인력·예산 부족 우려 커"
"지역 권한, 하위법령 명시…기초연금 문제 해결해야"

[이데일리 이지은 함지현 기자]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이 제대로 뿌리내리려면 사회서비스에 대한 ‘지방 분권화’가 관건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보건복지부 중심의 중앙집권적 체제를 벗어나 지방의 현실에 맞는 인력·재정·사업 추진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방자치단체에 전담 조직 설립을 의무화하고 통합돌봄 관련 각종 의사결정 기구에 지자체를 참여시키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26일 여의도 국회에서‘돌봄통합지원법 안정적 시행을 위한 기초자치단체의 과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번 행사는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 백혜련, 서미화, 소병훈, 장종태 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조재구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돌봄통합지원법의 성공적인 시행을 위해서는 기초자치단체의 실질적인 역할과 책임 강화가 전제돼야 한다”며 “전담조직과 인력 확충, 서비스와 인프라 확대, 안정적인 재정 지원, 권한 있는 분권적 운영체계, 실질적인 거버넌스 참여까지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작동돼야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돌봄 통합으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조재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 백혜련 민주당 의원, 장종태 민주당 의원. (사진=이지은 기자)
“지자체에 성패 달렸지만…인력·예산 부족 우려 커“

내년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돌봄위기 대응을 위해 추진되는 정책이다.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여러영역으로 나뉘어 있던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해 제공하며, 복합적인 돌봄 수요를 가진 노인, 장애인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성패가 기초자치단체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주민의 상황을 가장 가까이서 파악하고 △통합돌봄 콘트롤 타워 △대상자 발굴·개인별 지원계획 수립 △민관협력체계 구축 △신규서비스의 개발 및 제공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인력·예산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상황이다. 재정자립도 낮은 지자체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나타나는 지역간 서비스 격차도 과제로 제시된다. 특히 제도의 실효성과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지역의 상황에 맞는 통합돌봄 시스템과 전달체계가 개발돼야 하지만, 지난해 법 제정 후 복지부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대두되고 있다.

발제자로 나선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합돌봄지원법을 통해 지자체가 자율성과 책임성을 갖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실현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지방 분권화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없다 보니 모든 것을 중앙정부만 바라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독자 예산 △포괄 보조 예산 △특화산업 인센티브 제도 △인력 자율 조정 권한 등이 지자체에 주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권고 사항에 그치는 지자체 내 통합돌봄 조직 설립을 의무화하고 지역 지자체를 대표하는 조직을 만들어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26일 여의도 국회에서‘돌봄통합지원법 안정적 시행을 위한 기초자치단체의 과제’ 토론회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민주당 의원 등과 공동개최했다. (사진=이지은 기자)
◇“지역 권한, 하위법령 명시…기초연금 문제 해결해야”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중앙의 책임을 실질적으로 지역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진선 공주 북구청 통합돌봄정책팀장은 “지금의 전단체계 구조는 중앙정부는 지침만 내리고 지자체가 집행 기관이 머무르지만, 정작 복지부부터 복지(1차관)와 보건의료(2차관)으로 나뉘어 있어 통합적 접근이 어렵다”며 “지자체가 책임지고 조정·판단하는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간호직을 포함한 다수 전문 인력을 배치해 진정한 콘트롤 타워로 기능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에 지자체의 권한을 못박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변재관 한일사회보장정책포럼 대표는 ”예산 규모와 인력 논의 수준을 보면 돌봄을 중요시하는 정부로 바뀌었다는 시그널은 아직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돌봄 관련 인사 조직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실질적으로 담보하는 것과 돌봄 관련 예산에 대한 포괄적인 재량집행, 돌봄 관련 정보를 요구하고 제공받을 권리를 보장주는 것을 하위법령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진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용자 중심의 욕구를 파악했을 때 그 다음 단계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가 나오기 때문에 당연히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며 “노인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제정 문제의 경우 지난해 기준 지자체 사회 복지 예산에서 89%에 해당했던 국고보조 사업 중 기초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지역과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본사업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장영진 복지부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단 단장은 “지자체가 중심이 돼 끌고 가야 하는 구조의 사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고, 통합돌봄정책위원회를 구성함에 있어서 시·도 및 시·군·구에서 일정 비율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사업비도 의료접근성, 재정상태 등 지역 사정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지자체가 서비스를 직접 기획해서 쓸 수 있도록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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