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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고혈압약 발사르탄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국내 모든 발사르탄 제품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이날 명문제약 ‘발사닌정’을 추가로 적발하면서 국내 발사르탄 제품 총 571품목 중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은 기존 174품목에서 1개 늘어난 175품목이 됐다. 식약처는 전체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 중 발암물질이 검출된 제품이 30.64%에 달하면서 원료의약품 관리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날 식약처는 지난달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생산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발암물질 일종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된 이후 진행한 최종 조사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IARC) 분류상 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2A군’에 해당하는 물질이다.
식약처 조사에 따르면 △중국 화하이 △중국 룬두 △중국 종방 △스페인 퀴미카 신테티카 등 4개 업체에서 제조한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허용 기준 이상의 NDMA가 검출됐다. 기존 중국산 원료에서 NDMA가 검출된데 이어 스페인산 원료의약품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NDMA가 나왔다. 전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중 스페인으로부터 수입한 실적이 있는 품목은 1개로 집계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체 발사르탄에 대한 검사를 마쳤으며,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에 대해서는 판매중지 조치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로 확인된 발암물질 원료의약품은 스페인 퀴미카 신테티카가 제조해 팜스웰바이오가 수입한 1개 품목과 중국 지앙쑤 종방이 제조한 명문제약의 발사닌정이다.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국내 전체 발사르탄 원료의약품 시장에서 팜스웰바이오 제품은 약 0.04%, 명문제약 제품은 약 0.07%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팜스웰바이오의 발사르탄을 사용한 5개 완제의약품은 지난달 이미 판매중지한 상황이다.
추가로 판매 중지가 이뤄진 발사닌정을 복용 중인 환자 수는 총 4048명이었다. 1차 판매중지 의약품에서 이번 판매중지 의약품으로 교환한 환자는 333명, 2차 판매중지 의약품에서 교환한 환자는 57명이었다. 이들 390명은 또 다시 처방약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해당 의약품을 처방받은 환자는 기존에 처방 받은 병·의원을 방문해야 1회에 한해 환자 본인부담금 없이 문제가 없는 다른 고혈압 치료제로 다시 처방받을 수 있다.
식약처는 이번 발사르탄 사태를 계기로 원료의약품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전반적인 안전관리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발사르탄과 같은 계통인 사르탄 계열 고혈압약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국내·외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발사르탄 제품 회수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복제약(제네릭) 난립 문제가 지목되는만큼, 식약처는 위탁생동 등 허가제도 전반에 대해 근본적인 재검토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보험약가 소관 부처인 보건복지부와 정책협의체를 통해 관련 제도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제약사가 위탁업체를 통해 수십개의 복제약을 출시할 수 있는 기존 방식에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또 식약처는 앞으로 원료의약품 등록 제도를 개선해 의약품에 포함될 수 있는 불순물에 대한 자체 관리를 의무화하고, 해외 제조소 등록제 및 실사 근거를 법제화해 관리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식약처는 발사르탄의 NDMA 함량 분석 결과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한 환자 정보 등을 바탕으로 NDMA 검출 제품을 복용했던 환자들에 대한 영향 평가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발사르탄 사례를 계기로 불순물 관리기준을 미국·유럽 등 제약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하고, 해외 제조소 등록제 도입 등 허가된 원료의약품의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