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송민순 회고록 공방, 문재인 지지도에 영향 주나

선상원 기자I 2016.10.17 16:52:02

문재인, 중도층 보수층 공략 행보 발목 잡혀
야권 지지자들 문재인 경쟁력 다시 생각할 듯
손학규 안철수 안희정 플러스, 박원순 득실 없어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여야가 노무현 정부가 북한의견을 물어보고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에 기권했다는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당사자인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측은 지난 2007년 11월 청와대 비서실장이었던 문 전 대표가 북한 인권결의안에 찬성했고 안보외교라인이 참석한 안보정책조정회의와 대통령 주재 하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기권을 결정하고 북한에 통보했다고 설명하고 나섰지만, 새누리당은 17일 국정조사와 특검, 더 나아가 정계은퇴까지 거론하며 문 전 대표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문 전 대표측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김만복 전 국정원장 등은 회고록 내용이 맞지 않다고 선을 긋고 있으나. 송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책에 다 써놨다”고 반박하며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 책 전체 흐름을 봐야지 일부만 봐서는 안된다”며 주장을 거둬들이지 않았다.

◇중도충 보수층 외교안보에 의구심… 문 전 대표측 “사실관계 드러나면 문제 없어” = 당분간 문 전 대표측과 송 전 장관,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간에 진실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정책공간 국민성장’ 싱크탱크를 띄우며 국민성장론으로 중도측과 보수층 공략에 나선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회의록 공방이 길어지면 이로울 게 없다. 당장 중도층과 보수층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체성과 외교안보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키울 수 있다. 문 전 대표 한 측근은 “시동을 건 중도층 보수층 공략 행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다만 사실관계가 드러나면 합리적인 중도층은 새누리당이 오버하고 있다고 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상황이 더 악화될 수도 있다. 북한 의견을 물어본 후 기권결정을 했다는 송 전 장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드러나면 야권 지지자들도 문 전 대표의 경쟁력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것으로 보인다. 51:49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에서 야권 지지자와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없는 후보로는 승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권 관계자는 “(이 공방이) 빨리 끝날 것 같지 않다. 상당히 간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사실관계가 쉽게 드러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결국 여야 진영논리로 가겠지만, 그래도 문재인 전 대표는 이래저래 타격이 있을 것이다. 중도층이나 보수층에서 외교안보 능력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여당의 공격을 받는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중도층과 보수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야권 주자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중도층, 안정감 있는 사람 원해… 손학규의 ‘주한미군 평택 신도시’ 관심 = 문 전 대표에 대한 의구심은 다른 야권 주자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중도층과 보수층에게 거부감이 덜한 손학규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의원, 안희정 충남지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야권 관계자는 “중도층이 안정감 있는 사람을 원할 것이다. 안보는 굉장히 중요한데, 안보불안이 있겠다 싶으면 그 사람한테 맡기겠다는 심리가 사라진다. 그런 측면에서 손학규와 안철수는 플러스다. 박원순은 이해득실이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손 전 대표가 유리하다는 관측이다. 손 전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 주한미군의 거주환경 개선과 전투력 배가,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돕기 위해 당시 미국 부시 정부의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에게 평택 신도시를 제안해 ‘excellent idea(훌륭한 생각)’이라는 화답을 이끌어냈다. 손 전 대표는 노무현 정부에 이를 제안했고 정부는 미군기지 이전과 함께 평택 신도시 건설을 결정했다. 당시 부시 정부도 노무현 정부에게 신도시 건설을 채근했다. 현재 2020년 준공 목표로 추진중인 고덕국제화계획지구(1341만9000㎡ 406만평)에는 5개 특화계획 중 하나로 외국인 주거전용단지인 국제교류단지(1047000㎡)가 조성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평택도 그렇지만 파주 LG디스플레이단지도 의미가 크다. 파주 LG단지는 휴전선 바로 아래에 대규모 외국 자본이 투자된 기업이 들어선 것으로 한반도 안보 리스크 완화에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 8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추도사를 듣고 있다.
▶ 관련기사 ◀
☞ 거세지는 '송민순 회고록' 파문…누군가는 치명상 입는다(종합)
☞ 송민순 회고록 파문 관련 문재인·김만복, 북한인권단체에 고발 당해
☞ 송민순 “北核·통일에 관한 책 썼는데 하나 뽑아서 정쟁 삼는 것 안돼”
☞ 박지원, '송민순 회고록 폭로' 유보적.."사실관계 확인 후 입장 정리"
☞ 박범계 “송민순 폭로 의도 있을 것..공무상 비밀누설”
☞ 박지원 "文 송민순 회고록 명확한 얘기했으면 좋았을 것"
☞ 송민순 회고록 논란.."생각과 다른 전개..기가 차다"


송민순 회고록 파문

- 송민순, 문재인 '기억착오' 발언에 하루만에 반박 - 송민순 "文, 남북정상회담부터 후속조치 실질적으로 관장" - 北, '송민순 회고록' 관련 첫 입장표명…"南 인권결의 문의한 적 없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