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열어보니 ‘죽은 아버지’ 시체가 꽁꽁

홍수현 기자I 2025.07.25 15:21:48

재산 분할 불이익 볼 까 두려워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아버지 사체를 1년이 넘도록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다 뒤늦게 자수한 아들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이데일리 DB)
수원지법 여주지원 형사3단독 한대광 판사는 사기·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이모(48)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이씨는 2023년 4월 경기 이천시에 홀로 사는 70대 아버지 집에 들렀다 아버지가 숨진 걸 발견했다. 그러나 그는 부친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채 시신을 비닐로 감싸 김치냉장고에 넣어 다음해 11월까지 총 1년 7개월간 사체를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가 이런 기괴한 일을 꾸민 이유는 재산 때문이다. 아버지는 2022년 7월부터 의붓어머니와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 등을 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사망할 경우 자신에게 재산상 불이익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현행 민법상 이 같이 소송 진행 도중 당사자가 사망하면 다른 사람이 이를 대신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소송은 종료된다. 따라서 남은 배우자가 상속의 권리를 가진다.

이씨는 아버지의 시신을 유기한 후 범죄 사실을 숨기려 노력했으나 아버지의 외조카가 좀처럼 그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실종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A씨는 아버지 B씨 실종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아내와 상의한 후 자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B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심장질환과 콩팥 질환이 확인됐지만, 사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 또 “이외 사인에 이를 수 있는 두개골 골절이나 장기 손상 등 외력 손상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부패로 인해 신체 타박상 등을 식별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재판부는 “부친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재산 관계에 있어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려고 사체를 은닉해 진실을 가리려고 한 책임이 절대 가볍지 않고, 사체 은닉 기간도 길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한편 이씨의 범행 이후에도 아버지와 의붓어머니 사이의 소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계속 진행됐고, 아버지 사망 1년 만인 지난해 4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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