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낙마'에 대행 체제 장기화…예산편성부터 '비상'

하상렬 기자I 2026.01.26 16:30:59

기획처, 출범 한달 만에 '수장 공백' 직면
예산편성지침·국가재정전략회의 등 일정 산적
'부처 간 조율' 역할 해야할 대행 체제 협상력 의문
인사 정체 우려도…리더십 공백 최소화 시급

임기근 기획예산처 장관 직무대행 차관이 16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인구구조 변화 대응 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기획예산처)
[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18년 만에 부활한 기획예산처(이하 기획처)가 출범 한 달 만에 초대 장관 후보자 낙마라는 악재를 만나 수장 공백이 장기화할 위기에 처했다. 예산과 재정 기능을 넘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책임지는 ‘국가 전략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할 계획을 세웠지만, 시작부터 추진 동력이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처는 26일 임기근 장관 직무대행 차관 주재로 확대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주요업무 추진상황과 향후 계획을 점검했다. 이혜훈 전 장관 후보자 낙마 소식에 내부 결속을 다지는 취지로 풀이된다. 임 대행은 이 자리에서 “기획처 역량이 시스템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만큼, 주인의식을 갖고 속도감 있게 업무를 추진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처는 이달 초 출범과 동시에 ‘미래비전 2050’ 수립을 예고하며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인구·교육·노동·복지 등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초장기 국가 발전 전략을 세우고 성과 중심의 재정 운용을 정착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새로운 장관 지명과 인사청문회 등 과정을 고려할 때 대행 체제가 길어질 전망으로, 대형 프로젝트의 의사결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과 국가재정전략회의 등 굵직한 실무 일정이 산적해 있지만, 사령탑 부재의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상반기 393조 8000억원 규모의 재정 신속 집행이다. 정부는 경기 반등을 위해 상반기 내 역대급 재정 투입을 예고했지만, 부처 간 병목 현상을 해결해야 할 ‘대행 체제’의 협상력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기획처는 전략적 재원 배분 강화를 위해 예년보다 5~7개월 앞당겨 ‘1월 예산 편성 조기 착수’를 선언한 상태다. 수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조차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인사 정체에 대한 우려도 크다. 현재 기획조정실장과 예산총괄심의관 등 핵심 보직은 비어 있는 상태인데다 통상 2월에 실시하는 과장급 정기인사마저 불투명해졌다. 기획처 내부에서는 정책 결정에 이어 인사까지 지연되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기획처 관계자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차기 장관 취임 때까지 맡은 바를 최대한 잘 수행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했다.

관가에서는 정부의 ‘경제 대도약’ 엔진이 제대로 가동되기 위해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할 차기 인선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낙마 사태가 재정 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운 변수가 된 만큼, 차기 인선의 속도와 무게감이 기획처의 향후 위상과 업무 추진 동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편 청와대는 “전문성을 가진 분을 폭넓게 쓰겠다”며 통합 인사 기조의 여지를 남겼다. 기획처 출범 전 장관 후보자로는 임기근 현 차관,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거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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