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4차 산업혁명은 금융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한국과 중국 간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해야 합니다”
지난 23~24일 중국 베이징 메리어트호텔 노스이스트에서 개최된 제6회 이데일리 국제금융컨퍼런스(IFC)에서 주요 연사들은 새로운 금융생태계 하에서의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해 한중 양국의 외교갈등 수위가 높아졌지만, 경제금융부문에서는 협력의 고삐를 늦추면 안 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특히 지금 같은 금융 대전환 시기에 대응전략을 어떻게 짜는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 의식이 분명했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연세대 석좌교수)은 “중국과 한국은 정부주도의 산업화 정책의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모두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분야에 비해서 금융분야 경쟁력은 떨어진다는 점도 비슷하다”며 “다만 4차 산업혁명 시대 패러다임을 생각하면 엄청난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경쟁력에 금융을 탑재하면 핀테크 시대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용훈 KTB프라이빗에쿼티 중국 대표는 “지금은 구글이나 아마존이 채택하지 않으면 사장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극복할 새로운 회사가 등장할 것인가가 관건인데 앞으로 5년이 크리티컬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연사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금융산업에 있어 중국이 상당히 앞서 있다는 사실에 위기감을 드러냈다. 박성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중국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를 구축하고 유통체계를 운영하는 등 이미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의 블록체인 수준을 보면 암호화화폐 굴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이나 핀테크에서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데다 금융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만큼 한중 금융협력이 필수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협력안에 대한 다양한 제안도 나왔다. 권오흠 KG이니시스 대표는 “한국과 중국 소비자들이 서로의 국가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활용할 때 모듈이 다르다”며 “통합 플랫폼을 만들면 특별한 인프라 없이도 서로 국가에서 결제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양국 간 금융비즈니스 실증 프로젝트를 추진해 공동 가상화폐인 아시아코인(AsiaCoin)을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고 안위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은 양국의 지적재산권 연계 플랫폼을 구축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다만, 새로운 금융생태계 하에서는 근본적인 협력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대 중국·국제경제연구센터 소장(전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은 “그동안 한중협력이 뒷부분에서 이뤄졌다면 이제는 앞부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단순히 상품을 가져다 파는 수준이 아니라 연구개발(R&D) 단계와 기술표준을 제정하는 단계부터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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