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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손학규-천정배 경선, 호남 민심이 가른다

선상원 기자I 2017.02.13 16:45:42

손학규-국민의당 통합 선언으로 호남민심 달라져, 지지율 올라
경선 흥행되면 당 지지율과 대선주자 지지도 동반 상승할 듯
안철수 유리해도 누가 불쏘시개 될지 몰라… 손학규 가능성도

전주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13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전북 지역 순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지원 대표(왼쪽 두번째)가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천정배 전 대표, 박지원 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장.
[이데일리 선상원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천정배 전 국민의당 대표가 사실상 대선 경선에 들어갔다. 손 의장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하면서 국민의당 경선 분위기도 달아오르고 있다. 손 의장과 안 전 대표, 천 전 대표는 13일 지난 총선 때 국민의당에게 압승을 안겨줬던 호남을 찾아 다소 멀어진 지역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손 의장과 천 전 대표는 전북 전주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고 안 전 대표는 따로 2박3일 일정의 첫 방문지로 광주를 찾았다. 손 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갈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에게 관심을 갖던 호남의 시민들이 이제 국민의당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며 “저를 필두로 개혁세력이 국민의당으로 모이면서 이제 국민의당이 이번 대선의 주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활기가 북돋기 시작했다. 가짜 정권교체가 아닌 국민주권시대를 여는 진짜 정권교체를 이루는 데 대한 기대에 우리 반드시 승리하자”고 밝혔다. 천 전 대표는 “국가균형발전으로 호남, 전북을 살리는 정권교체를 이룩해야 한다”면서 “촛불혁명이 100일이 넘게 진행되는 동안 개혁입법은 단 1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에 대한 호남지역 주민들 기대치 높아져 =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날을 세웠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광주 염주 체육관에서 열린 광주전남언론포럼 초청토론회에 참석해 “(대선후보를) 양보했을 뿐만 아니라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은커녕 (도와주지 않아) 졌다고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동물도 고마움을 안다.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후 범여권 대선주자가 없는 조건에서, 야-야 대결로 대선구도가 짜이자, 야권의 핵심 기반인 호남민심을 얻기 위해 민주당과 문 전 대표 등에게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효과도 봤다. 특히 손 의장과 국민의당 통합선언 이후 호남지역 민심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2월 2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0%, 새누리당 13%, 국민의당 12%, 바른정당 7%, 정의당 4%순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1%포인트 하락했고 국민의당은 2%포인트 상승했다. 호남지역의 민주당 지지도도 52%에서 45%로 7%포인트 떨어지고 국민의당 지지도는 19%에서 32%로 13%포인트 올랐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호남 대표당원은 “당에 대한 (호남 지역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전체적인 바닥 기운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안철수는 소통에 문제, 손학규는 의원들이 없어 = 안 전 대표와 손 의장, 천 전 대표간 경선이 불꽃 튀는 대결로 진행되면 당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당 지지율과 대선주자 지지율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민주당과 달리 경선이 더 예측불허다. 민주당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20%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며 문 전 대표를 위협하고 있지만, 아직도 당내에서는 문 전 대표의 승리를 의심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다르다. 패권주의를 배격하며 창당했던 당이다. 물론 안 전 대표가 당의 대주주이기는 하다. 그래도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지도부를 친문 일색으로 채웠던 문 전 대표의 패권에 비하면 안 전 대표의 패권은 패권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말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패했다. 손 의장과 천 전 대표의 승리가 가능한 구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불쏘시개가 안철수가 될지, 손학규가 될지 어떻게 알겠느냐. 손 의장이 상당히 열심히 하고 있다. 손 의장측 국민주권개혁회의도 11만명에 달해 (승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선 판도를 예상하기 어렵다고 해도, 안 전 대표가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대선주자 지지율이나 당 대선주자 적합도, 캠프 진용 등을 종합해 볼 때, 안 전 대표가 앞서 있다. 뒤늦게 대권경쟁에 뛰어든 손 의장과 천 전 대표는 아무래도 뒤쳐져있다. 변수가 있기는 하다. 호남 민심과 중진 의원들이 누구를 지지할지에 따라서 경선 판도가 출렁일 수 있다. 국민의당 다른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캠프를 개방형으로 꾸려 덧셈정치를 해야 한다. 안 전 대표는 항상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이를 극복해야 승리할 수 있다. 손 의장은 조직이 없다. 골조 없이 돌아다녀봤자 안 된다. 의원들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길이 열린다. 결국 누가 치밀하게 잘 하는가에 따라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철수 광주 방문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오후 광주 조선대학교 서석홀에서 열린 정책토크쇼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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