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목숨 살리겠다는 의사에게 소송거는 나라 없어”[만났습니다②]

조용석 기자I 2024.09.12 18:57:35

당선인 때부터 예고한 ‘응급의료 살리기 패키지’ 발의
고의·과실 없다면 응급환자 사망 시에도 형사처벌 면책
“응급환자 사망에 면책 안 하면 어떤 의사도 안 맡을 것"

[이데일리 조용석 김한영 기자] “응급실 의료진이 용감하게 일하게 하고 싶다. 우리 사회가 응급실 의사들의 형사처벌 면책도 해주지 못할 만큼 못 믿는다면, 환자들도 온전하게 응급실 의료진에게 몸을 맡길수 있겠는가.”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이주영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1호 법안인 ‘응급의료 살리기 패키지 법안’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의장이 당선인 시절부터 발의하겠다고 예고한 패키지 법안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및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으로 구성된다.

구체적으로 응급의료종사자 등의 응급처치 및 의료행위에서 발생한 사상에 대해 형사책임을 면제한다. 기존 법안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응급처치 행위자에 대해 환자가 사망한 경우 형사책임을 ‘감면’하는 수준이었으나 아예 ‘면책’하자는 내용이다. 또 응급 상황에서 발생한 중대한 의료사고까지도 의료사고 보상사업 대상에 포함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는 분만 과정에서의 의료사고만 보상사업 대상이다.

이 의장은 “응급환자에 대한 사망을 면책하지 않으면, 사망의 위험성이 큰 응급환자는 어떤 의사도 안 맡으려고 한다”며 “오른팔을 수술해야 했는데 왼팔을 했다거나 하는 명백한 실수라면 당연히 배상을 해야지만 수술방에서 환자를 살리려다가 심정지가 왔다고 처벌하면 누가 하겠나. 세계 어느 나라도 응급실 의사에 대해 소송을 걸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 의장에 따르면 최근 소아심장 수술 중 대동맥 혈관을 이어놓은 캐뉼라(cannula)가 갑자기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의료진이 의료소송 대상이 됐다. 당시 의료진은 캐뉼라 탈락을 인지, 바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긴 했으나 환자는 뇌손상 후유장애를 입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의료진 과실로 판단하고 약 10억원 규모의 배상을 선고했다.

그는 “해당 케이스는 의료진의 실수라고도 말하기 애매한 상황”이라며 “그냥 두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였는데 살리겠다고 뛰어든 거다. 불을 끄기 위해 뛰어든 소방관에게 그 위층에 있는 폭발물을 보지 못했냐고 소방관을 처벌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패키지 법안에는 응급의료기관이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응급실 병상 부족 또는 의료진 부족)도 명시, 수용능력 이상의 환자 수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의료 사고도 방지한다.

그는 “사실 더 주목을 받고 싶었다면 ‘응급환자 보호법’이라고 법안을 낼 수도 있겠으나, 의료진이 용감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응급 의료진이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필요한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영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사진 = 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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