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UMG와 소니뮤직 등은 지난달 AI 음악 생성 업체 수노를 상대로 새 저작권 소송을 냈다. 수노가 에이브릴 라빈,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음원 6만곡 이상을 AI 학습에 무단으로 썼다는 주장이다. 미국 저작권법상 배상액은 작품당 최대 15만달러(약 2억원)다. 거액 배상이나 유리한 라이선스 계약을 노린 압박이란 해석이 나온다.
수노는 학습 데이터 수천만곡에 저작권 음원이 포함된 점은 인정한다. 다만 음악 스타일을 배워 새 곡을 만드는 건 ‘공정 이용’이라고 맞선다. 공정 이용은 비평·연구·패러디 등 일정 조건이면 저작권자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쓸 수 있게 한 미국 저작권법상 예외다. 미국에서 창작 업계가 앤스로픽, 오픈AI 등에 낸 소송은 100건이 넘고, 상당수가 공정 이용 여부를 다툰다.
WMG는 소송에 참여했다가 합의로 돌아섰다. 로버트 킨슬 WMG 최고경영자(CEO)는 법원 판단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며 “상대가 공정 이용 주장을 포기하고 돈을 내기 시작한다면 왜 기다리겠나”라고 말했다.
WMG는 이번 회계연도부터 AI 제휴 수익이 들어온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실제 돈이 되는 첫 AI 계약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수노는 지난달 WMG 등의 라이선스 음원으로만 학습한 첫 모델 ‘v6’를 내놨다. 참여에 동의한 가수·작곡가는 곡이 쓰일 때 수노 구독료 수익을 나눠 받는다.
하루 9만곡 쏟아지는 AI 음악…‘팬 리믹스’서 활로
음반업계는 냅스터 시대 불법 파일 공유로 무너진 매출을 스트리밍으로 되찾기까지 20년 넘게 걸렸다. 과거 변화가 음악을 파는 방식을 바꿨다면, AI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더 크다.
최근 몇 년간 UMG와 WMG 주가가 시장 수익률을 밑돈 것도 이런 투자자 우려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설립 4년 차인 수노 기업가치가 54억달러(약 7조2500억원)로, WMG 시가총액 142억달러(약 19조원)의 3분의 1을 넘어선 것과 대비된다.
AI 음악은 ‘슬롭’(저질 양산 콘텐츠)으로 불리면서도 이미 차트에 오르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저질 음원도 그 어느 때보다 많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에는 하루 약 9만곡의 완전 AI 생성곡이 올라온다. 전체 업로드의 절반이다. 스포티파이는 지난 1년간 ‘스팸성 곡’ 7500만곡을 삭제했다. 상당수는 저작권료를 노린 봇 조직이 불법으로 올린 곡이다.
창작에 AI를 합법적으로 쓰는 가수도 많다. 알렉시스 랑테르니에 디저 CEO는 “AI는 (비만치료제) 오젬픽 같다. 다들 쓰지만 아무도 쓴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
샘 두보프 스포티파이 마케팅 총괄은 일부 플랫폼에서 무허가 리믹스·커버곡이 월 10억건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스포티파이는 이를 양지로 끌어낼 계획이다. 마이클 내시 UMG 최고디지털책임자(CDO)는 스트리밍 이용자 20~30%가 AI 팬 상품에 지금 구독료의 최대 2배를 낼 의향이 있다고 봤다.
스타 참여는 ‘아직’…“음악 시장 쪼개진다” vs “희소성 지속”
관건은 톱스타 참여다. 내시는 UMG 소속 가수 1000명의 동참을 기대한다. 하지만 UMG, WMG, 스포티파이, 수노 모두 참여한 톱스타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예술적 진정성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다. 톱스타가 참여하기 전까지는 팬들이 얼마나 호응할지 가늠하기 어렵다.
시장조사업체 미디어리서치의 마크 멀리건은 음반사들의 AI 제휴를 기존 질서를 지키려는 방어책으로 봤다. 그는 “AI에 휘둘리기보다 AI를 통제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신인이 음반사 없이 뜨고 새 스트리밍 플랫폼도 생겨나 “음악 시장이 더 잘게 쪼개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UMG와 스포티파이는 UMG 소속 테일러 스위프트로 대표되는 슈퍼스타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내시는 진입 문턱이 낮아져 득을 보는 건 신인이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에 콘텐츠를 융단폭격하는 사기꾼들”이라고 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스타를 만드는 마케팅과 팬층 관리까지 AI가 따라 하면 음악 산업이 깊은 수렁에 빠질 것이라고 짚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