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검사 일정과 방법 등을 담은 사전통지서를 알펜루트자산운용에 발송하고 현장검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시점과 대상 등에 대해서는 대답할 순 없지만, 상식선에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펜루트운용은 지난 1~2월 몽블랑4807·마테호른·블라우제·에쉬 등 4개 펀드에 대한 환매 연기를 선언했다. 라임운용에 놀란 증권사들이 일종의 대출계약인 총수익스와프(TRS) 관련 자금을 회수하면서 일시적으로 돈줄이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에 놓인 펀드의 총 설정액은 2월 초 기준 약 2300억원이었다. 알펜루트운용의 고유 자금과 임직원의 출자금을 제외하면 1800억원가량이다.
당시 금감원은 이 외에 자산 건전성 문제 등 다른 이유는 없는지 서면으로 점검하면서 자산 부실 등 다른 사유가 발견될 경우 정식 검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알펜루트운용은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우량한 일부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짜면서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는 듯 보였다.
그런데 전문경영인으로 선임한 외부 인사가 돌연 사임하면서 상황이 나빠진 것이 아닌지 의문이 커졌다. 알펜루트운용은 지난 4월 최석원 신한금융투자 PI(자기자본투자) 부장을 영입해 조직을 맡겨왔는데, 최 전 대표는 두 달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핵심 자산 중 하나인 수원여객 역시 한 차례 매각에 실패하고 재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라임운용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미지에 손상을 입어 매수자를 찾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 라임운용 사태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수원여객 재무이사 김모 씨, 스타모빌리티 사내이사인 또 다른 김모 씨 등과 공모해 2018년 10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최 대표는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자로 알펜루트운용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가 커서 직을 내려놓았다는 소식을 들어 안타까웠다”면서 “대표란 직함에 걸맞은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거나 주어진 여건상 운신의 폭이 제한적이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