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은 동맹 휴강·노동자는 파업 선언
헌재에 이번 주 대통령 파면 거듭 촉구
농민단체 남태령에서 트랙터 시위 강행
[이데일리 이영민 정윤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촉구하는 대학생과 노동자, 농민 단체 등이 릴레이 시위에 나섰다. 대학생들은 동맹 휴강에, 노동조합들은 오는 27일 총파업에 나설 것을 시민들에게 제안했다.
 | 윤석열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 등 청년, 학생 단체 회원들이 25일 서울 경복궁 앞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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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과 노동자, 농민들은 25일 서울 도심에서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윤석열즉각퇴진전국대학생시국회의(대학생시국회의)를 비롯한 11개 청년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탄핵심판 인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가 있는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앞까지 삼보일배로 행진했다.
대학교·청년 단체 일동은 대통령 파면의 정당성을 강조하면서 동맹 휴강과 총파업에 동참해달라고 시민에게 호소했다. 이겨레 민주노총 청년위원장은 “청년 노동자들은 현장을 멈추고 대학생들은 학업을 멈추고 각자의 일을 멈추고 광장으로 모이자”며 “당장은 이번 주 목요일, 헌재가 파면을 선고하지 않는다면 더 큰 항쟁을 만들어낼 각오로 나서자”고 말했다.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윤석열 파면선고가 나와야 극우 내란세력을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노동단체는 총파업을 예고하며 헌재를 압박했다. 민주노총은 같은 날 오후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맞은편에 마련된 단식농성장에서 전직 중앙집행위원들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에 동참해줄 것을 시민에게 호소했다. 민주노총 전·현직 임원들은 “윤석열 파면에 마침표를 찍어야 하는 결정적인 시간이 다가왔다”며 “조합원과 간부를 믿고 동지와 민중을 믿고 윤석열 파면 총파업에 힘차게 나서달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민주노총은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재가 26일까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일정을 확정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날인 27일 하루 총파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선고 날짜가 지정될 때까지 매주 목요일에 하루 단위의 총파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농민 역시 대통령 파면을 요구하기 위해 다시 트랙터를 이끌고 상경했다. 전국농민총연맹(전농)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지하철 4호선 남태령역 2번 출구 앞에서 트랙터 상경을 막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대통령 탄핵을 요구했다. 시위가 이뤄지는 길목에서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사형하라’, ‘XXX는 꺼지라’라고 욕설하면서 농민들과 충돌해 경찰이 한때 이들을 제지하기도 했다.
 | 25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남태령고개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트랙터 시위를 위해 이동하던 중 경찰 제지에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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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농 측은 트랙터 시위를 막는 경찰을 비판하면서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권혁주 전농 사무총장은 “(경찰이) 시민 불편을 농민에게 또 전가하고 있다”며 “윤석열을 파면하고 한덕수를 쫓아내고 제대로 된 정치, 농사를 지어서 농민과 국민이 만나는 세상이 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경찰청은 전농이 예고한 트랙터 상경시위에 대해 집회 금지를 통고했지만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전날 전농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이때 법원은 트럭 20대만 진입을 허용했지만 전농은 즉시 항고장을 제출하고 트랙터 시위를 강행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차량 소통을 위해 남태령역 인근에 경력 1700여명을 배치했다. 서울경찰청은 “법원이 허용한 부분은 최대한 보장하되 불허한 부분에 대해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