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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보수, 대선참패 후 빚더미 야당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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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I 2017.04.18 16:22:17

‘한지붕 두가족’ 새누리당 대선 앞두고 공중분해
자유한국당 vs 바른정당 vs 새누리당 vs 늘푸른한국당
홍준표 vs 유승민, 단일화 압박 속에도 대선완주 분위기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원래 모두 같은 집에서 살았다. 보수는 ‘새누리당’이라는 한울타리였다. 때로는 친박 vs 비박 다툼 속에서 ‘한지붕 두 가족’이라는 비아냥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완전하게 갈라설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는 모든 것을 뒤바꿔 놓았다. 5월 9일 차기 대선을 불과 20여 일 앞두고 보수는 사분오열 상태다. 보수의 상징이던 ‘새누리당’은 사실상 공중분해 상태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와 친박 퇴진 문제로 분당을 겪었다. 지난 연말 30여명의 의원들이 딴살림을 차려 바른정당은 만든 것. 새누리당도 연초 자유한국당으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앞서 20대 총선에서 공천 탈락과 낙선의 아픔을 겪은 이재오 전 의원은 개헌 정당을 표방하며 늘푸른한국당을 창당했다. 탄핵반대 세력인 태극기부대는 새누리당을 창당해 한국당을 탈당한 조원진 의원은 대선후보로 추대했다.

힘없는 보수통합 목소리…홍준표·유승민 마이웨이 고수

이대로 가면 공멸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진영에서 조심스럽게 후보단일화 주장이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구속을 겪으면서 보수·진보가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보수가 분열된 채 대선전에 나서면 진보집권이라는 어부지리를 줄 뿐이라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선후보는 개헌과 행정구역 개편을 주제로 홍준표·유승민 후보에게 3자토론 후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보수통합의 골든타임을 놓쳐서는 안된다”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단일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지금은 개인의 소신이나 신념을 주장하기보다 보수 전체를 위해 자신을 던져야할 시간”이라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아무 조건없이 합쳐야 한다. 지금 계산하고 따지는 것은 보수의 추락을 안타까워하는 200만 당원과 보수 전체의 염원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 역시 “홍준표, 유승민 두 사람이 만나 보수세력 재정비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두 사람이 끝까지 단일화 노력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면 많은 보수유권자들은 국가대의를 위해 최후의 고민에 돌입할 것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함께 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황은 녹록지 않다. 보수통합 논의 과정에서 불거졌던 감정의 앙금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공식적인 논의 테이블도 만들지 못한 채 거친 설전만이 오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의 백기투항을 촉구할 뿐이다. 유승민 후보 역시 홍준표 후보는 대선 무자격자라면서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며 팽팽히 맞섰다. 두 후보는 최근 단일화 없는 대선완주 의지를 불사하고 있다. 대선 D-21일 18일 유세에서도 두 후보는 서로를 애써 무시했다. 공세의 축도 대선 양강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바뀌었다. 홍 후보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대북정책에 한해서 한국 대통령은 김정은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 역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관련, “집권하면 박지원 당 대표가 최순실이 될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두 후보가 연일 감정섞인 난타전을 벌이면서 보수통합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지적마저 나올 정도다. 홍준표·유승민 후보의 단일화가 불발되면 이재오 후보 및 조원진 후보와의 단일화 역시 별다른 동력을 얻지 못할 전망이다.

보수, 진보의 2007년 대선참패 재현하나…새 정부 출범 후 야당 불가피

5월 9일 대선에서 보수진영의 승리를 전망하는 사람들의 거의 없다. 차기 대통령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지지율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두 후보의 지지율 합계는 적게는 70%대 초반에서 많게는 80%를 넘어선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1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승민 후보 역시 5% 미만으로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마저 뒤지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이재오, 조원진 후보의 경우 지지율이 전혀 잡히지 않은 사실상 0%대 지지율의 후보다. 결국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 합계는 대략 10% 안팎에 불과한 상황이다.

보수진영이 이대로 가면 대선참패는 기정사실이다. 87년 대선 이후 역대 대선에서 여야 표 차이가 가장 컸던 때는 2007년 대선이다.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를 531만여표 차이로 눌렀다. 사상 초유의 압승이었다. 구여권 정당 중심의 보수진영이 통합없이 사분오열된 채로 5월 9일 대선을 맞게 된다면 패배가 문제가 아니라 2007년 대선에서 야당이 경험했던 악몽을 맛볼 수 있다. 더구나 대선 이후 정계개편이 진행될 경우 자유한국이나 바른정당 모두 공중분해 수순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 더 큰 난제는 천문학적인 선거비용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선 득표율 15% 이상일 경우 선거비용 100% 전액을, 10∼15% 미만일 경우 50%를 보전해준다. 홍준표·유승민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실제 대선 결과로 이어진다면 대선 이후 단 한 푼도 선거보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보수는 그야말로 대선참패 이후 빚더미 야당으로 새 정부 출범을 맞을 수밖에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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