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시 격차 해소 장기과제"…성장률 높이고 불평등 줄이려면[ESWC 2025]

장영은 기자I 2025.08.18 16:22:13

''북한 경제와 남북 통일''…北경제 실체·통일 시나리오 다뤄
남북 발전 격차 커…단기 투자·지원으로 해소 안돼
"무역·인구 이동, 통일 이후 불평등 완화·성장 촉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남북한이 통일될 경우 양 경제의 격차 해소를 위해 북한 주민의 기술 역량 강화와 이동성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프라 확충 등의 단순 투자·지원보다 성장률 제고와 지역 불평등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일대. (사진= 연합뉴스)


통일 후 지역 불평등 심화 예상…장기 로드맵 필요

팀 리 퀸메리대 교수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남북 경제의 발전 수준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격차 해소는 장기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남북 간 이질적인 노동시장과 산업 구조를 감안해 정책 설계 시 장기적 로드맵과 지속적 지원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리 교수는 “노동자가 보유한 기술의 이질성과 임금·소득 격차가 통일 후에도 오랫동안 유지될 것”이라며 “기술 축적 속도가 통합 이후 성장 경로와 지역 불평등을 좌우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무역과 인구이동이 남북 주민 간 격차 완화와 정체 경제의 성장 촉진의 핵심 변수”라며 “경제 통합 정책을 설계할 때 일방적인 인프라 확충이나 투자에 머물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기술역량을 강화하고 이동성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인구의 적극적 이동(내부 이주)과 남북 간 무역 확대가 통합 경제의 성장 속도와 지역 불평등 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1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 ‘북한 경제와 남북 통일’ 세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뇌물·경쟁회피 등 北 경제 특수성 분석도

원활한 경제 통합을 위해서는 북한 경제의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북한 경제 구조에 대한 이해와 시장 경제 전환 과정에서 예상되는 갈등에 대한 준비 없이는 바람직한 통일 시나리오를 설계하기 어렵다.

김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연구위원은 다양한 간접자료를 통해서 북한 경제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폐쇄적인 북한 사회의 특성과 통계 신뢰도의 문제 등으로 우회적인 방법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김 연구위원은 △위성 자료 △국제기구 데이터 △무역통계 △시장 가격 △탈북민 설문 등 ‘간접 데이터(data leakage)’를 활용해 북한의 경제 규모와 변화를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탈북민이 경쟁회피적인 성향이 있다고 짚었다. 탈북민은 남한이나 중국 조선족 집단에 비해 경쟁을 덜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인지 능력의 차이와 성과에 대한 비관적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경쟁 회피는 장기적으로 시장 사회 적응에 제약이 될 수 있어, 통일 이후 제도·문화 통합 과정에서 교육과 훈련, 사회심리 지원 등 다각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저스틴 헤이스팅스 시드니대 교수는 탈북자 인터뷰 등을 바팅으로 북한에서 뇌물이 일종의 ‘사회적 화폐’의 기능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는 “북한에서 뇌물은 일정 규칙 아래 작동하며, 시장 내 거래와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수단”이라면서, 통일 이후 남북 사회·경제 통합 과정에서 북한의 이러한 관행이 지속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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