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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美 '군수 허브'로…전력 정비·보급 거점화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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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기자I 2026.04.23 11:06:13

주한미군사령관, RSH 개념 공개
권역 지속지원 거점 추진
한반도, 인태 군수 중심으로
K-방산 MRO 협력 확대 기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주한미군이 한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군수지원 개념을 공식화하면서, 한반도가 인도·태평양 전구의 핵심 정비·보급 거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기존 ‘본토 중심’ 군수 체계를 동맹 기반 분산형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역할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22일(현지시간) 미 의회 청문회에서 ‘권역 지속 지원 거점(Regional Sustainment Hub·RSH)’ 개념을 공개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지속적인 군수 지원 능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RSH가 단순한 군수 지원을 넘어 사이버·전자전·우주 영역까지 포함한 전구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SH는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추진해온 ‘권역 지속지원 체계(Regional Sustainment Framework·RSF)’를 구체화한 개념이다. 핵심은 정비·수리(MRO) 등 ‘핵심 역량’, 유류·탄약 등의 ‘핵심 물자’, 수송·분배망인 ‘핵심 수송 체계’를 통합하는 이른바 ‘3C(Critical Capabilities·Commodities·Conveyances)’를 역내 거점에서 일괄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전쟁부) 정책담당 차관과 조찬 회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변화는 경제성과 작전 효율성 확보라는 현실적 필요에서 비롯됐다. 대만해협 등 인태 지역에서 유사 상황 발생 시 미 본토에서 전력과 물자를 왕복시키는 기존 방식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을 거치며 글로벌 공급망이 쉽게 교란될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동맹국 내 거점을 활용해 ‘전구 내 즉응형 군수 체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그 중심축 중 하나로 한국이 지목된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주한미군을 대상으로 항공기 정비와 창정비 등 다양한 MRO 협력을 수행해 왔고, 최근에는 그 범위가 함정과 엔진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한국에서는 F-15, F-16 전투기와 C-130 수송기, UH-60 블랙호크, CH-47 시누크 헬기 등에 대한 정비와 성능개량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한미 양국은 시누크(CH-47) 헬기 엔진(T55) MRO를 국내에서 수행하는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RSH 체계가 본격화될 경우, 정비 대상은 주한미군 전력에 국한되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7함대 함정은 물론, 인태 전구를 순환하는 각종 미군 전력이 한국에서 정비를 받는 구조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전투기뿐 아니라 군함, 패트리엇 방공체계, 드론 등 다양한 플랫폼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방산기업들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 전력 정비 경험을 축적한 대한항공,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항공기·함정 MRO 분야에서 축적된 기술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사업 확대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다만 제도적 과제도 남아 있다. 미군 장비를 한국에서 정비하기 위해서는 미 의회의 ‘해외 정비 허용’ 관련 권한 부여가 필요하고, 국무부와 국방부 간 수출통제 및 기술 이전 문제도 조율해야 한다. 군함 건조와 같은 고부가가치 협력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한미 정부 간 추가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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