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교육자료 시간문제…정부-발행사 소송전 불가피

김응열 기자I 2025.07.02 15:22:19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교육위 전체회의 안건 빠졌지만
민주당 “정리할 시간 드린 것”…교과서 박탈 의지 고수
AI교과서 발행사들 소송 제기, 법적 분쟁 본격화 예고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의 교과서 지위를 박탈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 소위를 통과함에 따라 AIDT 개발사와 정부 간 소송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호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교육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AIDT 지위를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의결을 일단 보류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은 (AIDT 정책을) 정리할 시간을 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교육부에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해당 개정안이 다음 교육위 전체회의에 상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여당이 개정안 통과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어 AIDT의 교과서 지위 박탈은 시간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도 AIDT를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전임 정부가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왔고 재표결 결과 폐기됐다. 이번 개정안은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지난달 25일 대표 발의한 법안이다.

AIDT는 AI를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학습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맞춤형 학습경로를 제시하는 교과서다. 교육부는 지난 3월부터 전국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영어·수학·정보 과목에 AIDT를 도입했다.

AIDT가 교육자료로 규정되면 학교 현장의 채택률은 현저히 떨어질 전망이다. 교과서는 각 학교가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교육자료는 채택 여부가 학교 자율에 맡겨진다. 교과서 지위를 유지 중인 지금도 전국 학교의 AIDT 채택률은 지난 1학기 기준 32.3%에 그쳤다.

AIDT 발행사들은 교육자료 격하에 따라 발생할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그간 AIDT 개발·인증, 서비스 구축 등에 수십억~수백억을 투자했지만 교과서 지위가 박탈되면 비용 회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천재교과서·YBM 등 발행사들은 이미 서울행정법원에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이번 소송을 시작으로 향후 민사소송 등 손해배상 절차까지 검토 중이다. 발행사 관계자는 “AIDT 정책이 굉장히 빠르게 변하고 있어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은 “AIDT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더라도 학교의 채택률을 높이려면 기술적 완성도를 개선해 만족도·활용도를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울산 이화중학교의 한 교실에서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로 영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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