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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 보험사 실손 담당자를 소집해 1·2세대 실손보험 재매입에 대한 실무 의견을 청취했다. 구세대 실손은 높은 보장 수준과 낮은 자기부담금, 광범위한 비급여 보장 구조로 인해 손해율 악화와 의료체계 왜곡의 핵심 원인으로 꼽혀온 상품이다. 약관 변경이 불가능해 개정된 상품 구조를 적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보험사가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계약을 회수한 뒤 가입자가 새로운 세대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특히 재매입 가격 산정 방식과 우선 회수 대상 선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손 개혁을 둘러싼 논란은 올해 초부터 이어져 왔다. 금융당국은 애초 1·2세대 실손의 높은 손해율이 전체 보험료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는 점을 들어 전환 비율이 저조할 경우 법 개정을 통한 강제 전환까지 검토했지만, 3월 발표에서는 이를 최종 제외했다. 소비자 반발과 ‘계약 내용 변경’에 대한 법적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일정 금액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재매입을 통해 자발적 전환을 유도한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보험료 감면이나 금전적 보상만으로 수백만 명의 구세대 가입자를 움직이기 어렵다는 비판은 당시에도 제기됐다.
지난 4월 발표된 5세대 실손보험 구조는 전환 유인의 부족 문제를 다시 부각시켰다. 5세대 실손은 경증 비급여 보장을 대폭 축소하고 도수치료·비급여 주사제 등 의료 쇼핑을 유발해온 항목을 보장에서 제외했다. 기존 가입자 입장에서는 ‘전환할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2021년 4세대 실손 도입 당시 한시적 보험료 감면을 제공했음에도 전환율은 10.5%에 그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구세대 가입자는 보험료 인하보다 지금까지 낸 보험료를 포기하기 어렵다”며 “자발적 전환은 기대 이하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실손보험 문제를 정면으로 언급하며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었다. 이 원장은 “실손보험은 금감원이 해결하지 못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라며 “전 세계에서 비급여를 이렇게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1·2세대 실손을 두고는 “설계상의 하자”라고 규정하며 구조적 결함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실손 문제를 방치하면 건강보험과 민간보험 모두의 재정이 흔들린다는 점에서 감독당국이 설계 단계부터 직접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5세대 실손 도입 성공하려면 구세대 실손 정리해야”
금감원은 이미 복지부와 협의체를 가동해 비급여 관리 및 관리급여 확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건강보험공단과 데이터 교환을 포함한 정책 공조도 강화하고 있다. 이 원장은 “건보가 적극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진입하고 있으며 협력 채널이 구축돼 있다”며 “5세대 도입 과정에서도 미비한 데이터는 보완하고 필요한 부분은 적극 협조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손 개혁이 금융정책을 넘어 건강보험·필수의료까지 포괄하는 ‘의료체계 개편’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구세대 실손보험 정리가 개혁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약 절반이 1·2세대 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그중 상당수는 보장 축소를 우려해 전환을 주저한다. 금융당국은 재매입 금액, 설명의무, 숙려 기간을 포함한 소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보험료 감면 이상의 추가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강제 전환 카드가 사실상 사라진 만큼 정부의 설계 능력과 시장 유인이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구세대 계약 정리가 지연될 경우 내년 이후 실손보험료 인상 압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실손보험 개혁은 단순한 상품 교체가 아니라 국내 의료체계를 다시 세우는 작업”이라며 “비급여 관리와 구세대 계약 정리를 병행하면서 5세대 체계로 안정적으로 넘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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