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깨어나는 백두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지하에 거대 마그마 존재가 확인된 활화산인 백두산이 최근 들어 화분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그 대책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회다.
첫 번째 세션 발제자로 나선 윤성효 부산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백두산의 폭발적 분화 시 근접화산재해 (화쇄류, 라하르 등)의 피해’라는 주제로 백두산 분화에 따른 피해 예상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백두산은 946년 ‘밀레니엄 분화’로 명명된 대형 분화를 겪었던 화산으로, 당시 분화는 지난 2000년 동안 있었던 화산활동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학계에서 평가된다. 이 때 백두산에서 날아간 화산재가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북부지역은 물론, 쿠릴열도 해저와 그린란드 빙하 속에서도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윤 교수는 2002~2005년 다시 화산 위기를 맞이했던 백두산이 가까운 장래에 폭발적으로 분화할 경우 주변 지역에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윤 교수는 화산 분화가 일어나면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 조각이 “마치 팝콘을 튀기듯이” 기화된 수증기 기포를 가진 부석으로 변하게 되며, 엄청난 양의 수증기와 화산재가 발생해 대기 중으로 흩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온의 화쇄류가 발생해 산사면을 따라 이동하게 되면 주변 산지에 산불이 발생하고, 천지의 물이 마그마와 만나면 부피가 팽창해 대홍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대홍수가 화산체의 부서진 암석과 화산재를 동반하여 이동하면 ‘라하르’라고 부르는 토석류, 화산이류 등도 발생해 주변지역을 매몰하면서 황폐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윤 교수 분석이다.
윤 교수에 따르면 백두산에서 폭발적 분화가 일어나 화산재구름이 대류권 및 성층권에서 바람을 타고 이동하게 되면 떨어지는 화산재의 1차적인 피해 영향 지역은 북한 지역이다. 그러나 화산폭발지수가 5, 6, 7(클수록 규모가 큼)인 경우 백두산 천지를 중심으로 화쇄류가 반경 최대 83.1 km까지 퍼져나가면서 심각한 인명·재산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
윤 교수는 “화쇄류 영향 지역 및 라하르 범람지역 인근에 위치한 마을들은 인명 및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적절한 사전 대비가 필요할 것”이라며, “남북이 이에 대한 공동대비 연구를 할 필요성”을 거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