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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내리막길이 예상됐던 셰일 관련주가 오히려 저평가주로 꼽히고 있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나치다는 데서 기인한다.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의 경우 현재 12개월 선행 PER 10배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블룸버그와 키움증권 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셰일 기업의 올해 PER이 데번에너지 8.2배,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 8.8배, 코노코필립스 9.5배, EOG 리소시스 9.7배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원주 키움증권은 “미국 셰일 산업에 치명적인 규제가 도입되기 어려움에도 관련 우려가 커 셰일 E&P 업체들이 지나치게 낮은 PER에 거래되고 있다”면서 “셰일 시추 시 생산되는 천연가스의 생산량 증가가 미국 경제, 외교, 에너지 안보 등에 매우 중요해 치명적인 규제 도입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셰일오일·가스가 미국 리쇼어링(국내 복귀) 전략의 핵심산업으로 꼽히는 점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천연가스는 ‘산업의 쌀’ 에틸렌의 원재료로 석유화학 공장들의 리쇼어링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 천연가스 유통 가격이 유럽보다 4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9년에 비해 약 80% 증가한다. 이 연구원 “화학 플랜트 리쇼어링을 위해서 셰일 오일·가스 산업에 대해 우호적인 정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에틸렌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도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유가 전망도 나쁘지 않다. 올해 원유 수요가 늘면서 국제유가 하락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산유국 모임인 오펙 플러스(OPEC+)의 낮아진 채산성과 리비아 정세 불안 등의 요인으로 국제유가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셰일 기업들의 경우 생산 원가가 10년 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배럴당 60달러 이상 유지되면, 현금창출 능력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미국 셰일 가스·오일 생산량은 올 하반기 미국 중간선거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 정보청(EIA)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원유생산량이 각각 128만, 103만 배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미국 셰일생산량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11월 초 미국 중간선거를 기점으로 에너지 정책 변화 유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