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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재판장 이은희)는 15일 최모씨 등 13명이 주식회사 세퓨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세퓨가 최씨 등 4명에게 1억원을 지급하고 유모씨 9명에게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4000만원까지 지급하라”며 최씨 등이 청구한 금액을 모두 인정했다. 최씨 등은 주요 가습기 제조사인 옥시레킷벤키저와 한빛화학, 롯데쇼핑(023530) 등 다섯 곳에 손해배상 소송을 냈는데 이 중 세퓨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와는 지난해 9월 합의했다.
최씨 등은 2008년 2월부터 약 3년간 세퓨와 옥시 등 제조회사가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후 원인 모를 폐손상으로 숨지거나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가습기 살균제에 유독성 물질을 포함했다는 사실을 표기하지 않은 세퓨와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최씨 등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했다. 국가가 제조사의 관리와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증거를 보도자료와 신문 기사만 제출해서다. 대신 항소심에서 관련 증거를 제출한다면 추가 배상을 받을 수 있다.
재판부는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최씨 가족 등이 숨지거나 폐손상으로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인정해 세퓨의 손해배상 책임을 모두 인정했다”라며 “세퓨는 최씨 등이 청구한 위자료 금액 모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아울러 “최씨 등이 정부에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보도자료와 신문기사 외에 (공식)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라며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정확한 증거를 제출한다면 항소심에서 추가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가피모)측은 “세퓨는 이미 파산한 상태여서 승소를 해도 배상을 받을 길이 없다”며 “가해기업 못지않게 국가에 책임을 묻는 게 중요하다.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 판매하는 과정에서 국가의 책임을 묻는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