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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도 상당히 작았다. 5인 미만 의류제조 사업장은 1만 9110개사로 전체의 81.3%에 달했다. 매출 규모도 작다. 연 매출 1억원 미만인 기업들이 60.3%로 가장 많다. 5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곳은 전체의 1.9%에 불과했다.
의류제조업체들이 활동하는 지역은 서울(64.5%), 경기권(16.9%) 등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가공을 주로하는 영세 기업들이 수도권에만 밀집해 있는 것인데, 전반적인 영역에서 모두 쏠림현상이 짙다.
해당 의류제조업체들의 고객은 대부분 인디 패션 브랜드들이다. 현재 동대문 일대에 봉제공장이 밀집해 있는데, 기획부터 원단, 제조, 유통까지 짧은 거리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대형 패션 브랜드의 경우 베트남, 중국 등에 생산을 맡기는 비중이 높은데, 작은 디자이너 브랜드들은 국내 생산 비중이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때문에 의류제조업체들의 역량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품질로 직결된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K문화 확산으로 인해 K패션까지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제조 인프라의 개선이 시급한 이유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영세한 의류제조업체들은 소수 인력과 장비로 다품종 소량생산에 나서는데 브랜드에서 급한 주문이 몰릴 경우 납기 지연 위험도가 큰 편”이라며 “납기가 밀리게 되면 바이어 프레젠테이션, 입점 일정 등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품질의 신뢰도도 문제다. 다수 영세 의류제조업체들은 공장별로 숙련도와 품질도에 대한 편차가 크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종사자의 연령대가 높은 것도 문제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의류제조업체의 60대 이상 종사자 수는 전체의 46.6%로 가장 많았다. 50대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82%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의류제조업계의 기반이 전반적으로 축소된 상황에서 1만장 단위 이상의 주문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공장은 많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소량 주문 중심의 영세 공장에만 의존할 경우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흥행 제품을 냈음에도 물량 대응을 제때 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패션협회가 지난달 말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K패션 글로벌화 정책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의류제조 생태계 문제점들이 지적된 바 있다. 당시 황금이 패션네트워크융합연구원 대표는 “국내 패션 제조기반을 전략적인 인프라로 봐야 하는 만큼 제조전문기업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해외로 나가는 K패션 업체는 대부분 중소기업”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K패션도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적기가 왔는데, 자칫 제조 인프라 부재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브랜드에 이어 제조 인프라 육성도 정책적으로 고민할 시점이 왔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