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최근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소득 개선 정도는 부문별로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금리가 오르는 과정에서 상환 여력이 떨어지는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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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금리 상승으로 취약 가계와 자영업자의 연체율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임광규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25bp(0.25%포인트) 기준으로 보면 가계는 약 3조 3000억원, 기업은 약 3조 6000억원 등 총 7조원 정도 이자 부담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경기 호조의 파급 효과가 내수로 확산하고 정부의 취약 차주 지원이 강화되면 부실 위험은 일부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말 전체 외감기업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한계기업 비중은 19.1%로 1년 전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비은행권 여신 가운데 한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16.6%에서 지난해 27.0%로 뛰었다.
또 다른 위험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이 크게 흔들릴 경우 시장성 자금 조달 비중이 높은 일부 비은행 금융회사의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증권사는 기업어음(CP)·단기사채·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단기 시장성 자금 의존도가 높다.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도 이를 보여준다. 자산가격 급락과 자금시장 경색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 충격을 받을 경우 증권사의 조정순자본비율(NCR)은 올해 2분기 195.4%에서 162.0%로 33.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증권사의 NCR은 모두 규제 수준인 100%를 웃돌았다.
장정수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증권사의 손실흡수 능력을 평상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카드사는 조달 부담에 자산 건전성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카드론·현금서비스·대출성 리볼빙 등 카드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44조 9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6조원으로 늘었다. 올해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신용평점 하위 20% 차주에게 나갔다.
조달 구조도 짧아졌다. 만기 2년 이하 카드채 발행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3.6%에서 올해 상반기 52.4%로 급등했다. 카드채 만기도래액도 올해 하반기 12조 6000억원에서 내년 상반기 16조 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과거 3% 중반에 발행한 카드채의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신규 발행금리가 7~8월 4% 중반까지 오른 점을 들어 차환 부담이 점차 커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장성 자금을 조달하는 기관들은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조달 금리가 많이 올라간다”며 “차환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차환이 되더라도 비용이 얼마나 증가하는지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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