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하나의 지역구”…서병수, 당 요구 수용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7일까지 공개적으로 밝힌 낙동강 벨트 자객공천 대상 의원은 서병수(부산 부산진갑·5선), 김태호(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3선), 조해진 의원(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3선)이다.
공관위는 이들에게 각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인 부산 북·강서갑(전재수 의원·재선)과 경남 양산을(김두관 의원·5선), 경남 김해 갑(민홍철 의원·3선) 또는 을(김정호 의원, 재선)에 출마를 권고했다.
아직 공식 발표를 하진 않았지만 직전 당 대표인 김기현(울산 남을·4선) 의원도 대상에 올랐다. 공관위는 울산 전체 6개 지역구 중 유일하게 민주당이 깃발을 꽂은 울산 북구(이상헌·재선)로 김 의원이 지역구를 옮기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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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중진들도 대부분 당의 결정을 수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호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의 요청을 받고 지역 주민들과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며 의견 수렴 중에 있는데 큰 틀에서 (당의 입장을) 다 공감한다”면서 “설 이전까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낼 것”이라고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중진의 입장에서 나라가 어렵고 제가 큰 은혜를 입은 당이 힘든 선거를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당의 총선 승리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하는 문제를 고심해왔다”며 “빠른 시간 안에 결론을 내려서 당의 공천 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韓, 추가 자객공천 예고…떨고 있는 TK의원
여권에서는 앞으로 중진들을 활용한 자객 공천을 PK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경쟁력을 검증받은 중진을 활용하는 동시에 정치 신인들에게는 양지를 물려 줄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계기로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에서 내놓았던 핵심 혁신안도 ‘중진 용퇴·희생론’이었다. 다만 당시에는 보수 텃밭인 TK(대구·경북)이나 PK 지역의 중진들에게 전혀 연고가 없는 수도권 출마나 불출마를 강요했다. 실제로 부산 해운대갑 3선 하태경 의원의 서울 험지 출마, 장제원(부산 사상·3선) 의원의 불출마를 제외하고는 혁신안을 수용한 사람은 없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 중진 의원은 “지역 기반을 잘 닦은 중진들에게 전혀 무관한 서울, 경기에 출마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잔인한 얘기”라며 “인근 지역으로 옮기는 것은 그나마 생활 터전이 비슷하기 때문에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당의 잇따른 자객 공천으로 떨고 있는 곳은 보수당의 표밭인 TK 지역이다. 대구 12석, 경북 13석 등 총 25개 지역구를 모두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인근 지역구로 재배치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천 혁신을 위해선 물갈이 말곤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당내에서는 TK 물갈이 비중이 지난 21대 총선의 60%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현재 대구 지역 중진은 김상훈(대구 서·3선)·윤재옥(대구 달서을·3선)·주호영(대구 수성갑·5선) 등 3명이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중진들의 민주당 지역구 출마를 묻는 질문에 “차차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