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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6일 발표한 ‘도시철도 혼잡개선 혁신방안’에 따르면 증량·급행·노선 신설과 같은 해결책 대신 신호체계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핵심은 신호시스템의 전면 교체다. 현재 국내 대다수 철도 노선에서 사용하는 궤도회로 방식은 선로에 전기 신호를 흘려서 열차 위치를 구간 단위로 파악하는 방식이다. 감지 방식 특성상 배차 간격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혼잡도를 줄일 증차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신호 장애가 잦아 고장 시 정비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반면 무선통신 방식은 열차와 관제실이 무선통신으로 실시간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차 움직임에 따라 안전거리를 유동적으로 제어한다. 열차 간 간격을 최대한 좁힐 수 있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열차를 투입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수송력을 약 20%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선통신 방식은 뉴욕과 런던, 파리 등 여러 해외도시에 이미 도입했다. 국내에서도 신림선은 한국형 무선통신 방식인 KTCS-M을 적용했다. KTCS-M은 국가 연구개발(R&D)사업을 통해 2014년 국산화에 성공한 시스템이다. 인천 도시철도 1호선도 이 방식으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다.
시는 도시철도의 혼잡도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시스템 교체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지하철의 노선별 일일 이용인구는 2021년 386만 5000명에서 지난해 492만 5000명으로 27% 가까이 늘었다. 아침 시간대 혼잡도는 9호선 노량진역의 경우 182.5%에 달한다. 우이신설선 정릉역(163.2%)과 2호선 사당역(150.4%)도 모두 150%를 웃돌았다. 혼잡도 100%는 열차 정원이 꽉 찬 상태이며 150% 이상은 승객 간 밀착 상태로 분류된다.
올해 우이신설선 설계 착수…9호선·2호선도 단계 전환
무선통신으로의 전환은 혼잡도가 심각한 우이신설선부터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은 2034년에 신호시스템 대체 투자가 예정돼 있었는데 2032년 우이신설 연장선 개통 일정에 맞춰 이를 앞당기기로 했다. 시는 이 방식을 적용하면 별도 투자 없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시스템을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중 실시설계에 착수해 지상·차상 장치를 설치한 뒤 2032년 연장선 개통과 동시에 전환을 마칠 계획이다. 이후 9호선과 2호선으로 새로운 시스템을 점차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공사 비용은 우이신설선의 경우 약 8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됐다. 공사기간은 75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나 장비를 사전에 확보하고, 승객이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는 시간에 열차와 선로를 손봄으로써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시는 밝혔다.
외국산 궤도회로 시스템을 쓰는 일부 노선에서는 제작사의 공급 불안정 때문에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었다. 서울시는 이번 전환으로 노후화 문제와 혼잡도를 동시에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여장권 서울시 교통실장은 “도시철도 혼잡은 시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로 시설 확장에만 의존하기보다 무선통신 방식 등 혁신 기술을 적극 도입해 개선해야 한다”며 “시민의 평온한 출퇴근 시간을 위해 교통 혁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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