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철 전 기상청장(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은 22일 이데일리와 만나 기후변화가 눈앞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체감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남 교수는 취임 당시 2017년 포항지진과 태풍 ‘솔릭’에 의한 피해, 2018년 서울 폭염까지 숱한 자연재해를 겪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이후 기후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그 속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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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를 두고 남 교수는 기온과 강수량의 ‘양극화’가 점점 뚜렷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전 세계의 기온이 1도 오르면 강수량이 약 7% 증가하는데 기후변화 속에서는 이 비가 고르게 내리지 않는다”며 “올해 영남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나 산사태, 강릉 가뭄과 같은 기후변화가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장기 대책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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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교수는 이를 대비할 해법으로 물관리시스템 개선을 꼽았다. “예전에 저수지나 댐, 수로를 설계할 때 50년 빈도 강수량을 기준으로 삼은 곳이 많은데 지금은 100년, 200년 만의 강수량의 내려서 이런 변화를 반영한 물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강릉의 가뭄도 태풍이 와서 저수지에 물이 차면 또 몇 년 동안 잊힐 수 있다. 하지만 지금 겪는 일은 이제 이변이 아니라 앞으로 일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적응하고 불편을 줄이는 활동이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기후 변화 속에서 우리의 식량 안보를 책임질 농작물 개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다. 농촌진흥청 주도로 우리나라의 농업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농작물의 생육과 생장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품종과 재배방식을 개발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남 교수는 이재명 정부의 기후 관련 대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다소 우려를 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출범이 고무적이지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는 지적이다. 남 교수는 “처음에 기후에너지부가 생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탄소중립만 챙길까 싶어 우려스러웠는데 환경부에서 농업, 재난관리 등 다른 분야도 함께 챙기려는 것으로 보여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환경부는 ‘보존’, 산업부는 ‘개발’이란 방향성이 있어서 정책적 가치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부처 내 여러 의견을 조율해서 최선의 방법을 찾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재철 교수 △1959년 경북 안동 출생 △안동고·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사 △동 대학원 기상학과 석사·대기과학과 박사 △1990년 남극 세종과학기지 기상담당 연구원 △2012년 국립기상연구소장 △2016년 기상청 차장 △2017년 기상청장 △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