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인문학자’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59)가 다음달 한국을 다시 찾는다. 한국을 대표하는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가 개최하는 클래식 축제 ‘제6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을 위해서다. ‘힉엣눙크’(Hic et Nunc)는 ‘여기 그리고 지금’(Here and Now)이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특별한 형태나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클래식 음악계의 트렌드를 소개하는 축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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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철학 석사, 옥스퍼드 역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보스트리지는 남들보다 늦은 29세에 영국 위그모어 홀에서 성악가로 데뷔했다. 그에게 ‘노래하는 인문학자’, ‘박사 테너’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이유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지만 성악가를 직업으로 삼을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대학 강단에 서면서도 음악에 대한 마음을 포기할 수 없어 성악가의 길을 택했다.
보스트리지에게 음악과 인문학은 하나로 통한다. “인간적인 것과 인간적이지 않은 두 세계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다.
“음악은 지극히 인간적이면서 동시에 인간을 초월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인간적인 것과 인간적이지 않은 두 세계를 이어주죠. 인류의 역사를 이해하고, 도덕적인 존재로 거듭나며, 미래에 어디로 향해야 할지 알기 위해선 인문학은 물론 음악도 함께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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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트리지는 한국과도 인연이 각별하다. 2004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뒤 여러 차례 내한 공연을 가졌다. 서울시향의 2018~19시즌 상주예술가로 활동한 경험도 있다. 보스트리지는 “한국처럼 음악에 목말라하고 열광하는 젊은 청중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오케스트라, 앙상블, 솔리스트 모두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한국 음악가들의 능력 또한 전 세계 음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저는 음악을 통해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합니다. 존재의 본질, 죽음의 필연성, 개인의 정체성, 삶의 본질 등 쉽게 말하기 힘든 것들을 음악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악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