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은 2억 더 줬다는데, 큰일 났네요" 속 끓는 전세민

최정희 기자I 2025.10.02 16:04:31

6.27 대책 이후 전세 시장 '공급 쇼크'
비싸진 전세 입장료…두 달 간 전세계약 30%↓
신규 세입자, 기존 갱신보다 8% 더 비싸게 전세 계약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6.27 대출 규제 이후 두 달 간 전국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 신규 계약이 전년보다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출처=챗GPT)
2일 부동산 중개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7~8월 전국 아파트 신규 전세 계약 건수는 5만 5368건으로 전년동기(7만 7508건) 대비 28.6% 감소했다.

6.27 규제 이후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위축되면서 그 여파가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7~8월 전국 아파트 전체 전세계약 수는 8만 9220건으로 전년동기(10만 4869건) 대비 15% 감소했다. 2023년 같은 기간(11만 4361건)과 비교하면 22%나 급감한 수치다.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은 이주를 포기하고 현재 주거지에 머무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7~8월 전세 계약 중 갱신 계약 건수는 3만 3852건으로 전년동기(2만 7361건) 대비 23.7% 증가했다. 이중 갱신요구권을 사용한 계약은 1만 7477건으로 전년동기(9539건) 대비 83.2%나 폭증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으로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되자 임차인들이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를 총동원해 기존 주거지에 머무르려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반면 신규 전세 계약은 28.6%나 급감했다. 새로운 세입자들이 시장에 진입조차 못하는 ‘공급 쇼크’가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수도권에서도 더 심각했다. 경기도 신규 전세 계약 건수는 2만 6495건에서 1만 7644건으로 33.4% 감소했다. 서울도 1만 7396건에서 1만 2108건으로 30.4% 줄었다.

집토스는 전세 절벽의 고통이 신규 세입자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7~8월 동일한 아파트, 동일 규모에서 신규 계약과 갱신 계약이 모두 있었던 단지들을 대상으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신규 계약의 전세금이 갱신 계약보다 평균 7.9% 더 비쌌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가격 차이가 1.7%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신규 진입자가 감당해야 할 전세 입장료가 무려 네 배 이상 커진 것이다.

예컨대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 전용면적 59㎡의 경우 7~8월 갱신 계약은 평균 9억 7167만원에 이뤄졌지만 신규 계약은 이보다 2억 4000만원 가량 비싼 평균 12억 1000만원에 체결됐다. 신규 세입자가 25%의 프리미엄을 더 지불한 셈이다.

집토스는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도 관측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계약 건수는 8만 2615건으로 전년동기(7만 9268건) 대비 4.2% 증가했다.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이 각각 8.7%, 2.6% 증가해 전세 시장 불안이 월세로 확산하고 있다.

이재윤 집토스 대표는 “6.27 규제로 갭투자를 위축시킨 효과가 전세 시장의 공급 부족과 신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 증가라는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존 세입자과 신규 세입자간 임차료 격차가 커지면서 임대차 시장의 이중 구조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별도의 공급 대책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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