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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의 요청에 놀란 멤버들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자 김수미는 “일반 영정사진이 아니고 아름답게 찍을 것”이라며 “너희가 찍어준 걸로 진짜 영정사진 쓰겠다. 진짜 찍어 달라. 사진도 못 찍어 주냐”고 말했다.
이후 멤버들과 함께 가을 단풍이 든 수목원에 방문한 이수미는 “어느 장례식장에서도 볼 수 없는 영정사진을 갖고 싶다”며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사고치고 가는 구나’라며 와서 헌화하고 영정사진을 봤을 때 웃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평소 아끼던 화려한 분홍색 드레스와 검은색 모피를 입었다. 그는 “칙칙한 옷 입고 할 필요 없다. 장례식장에 사진을 바꿔 놓을 것”이라며 “명을 다 해서 갈 때 돼서 나이 많아서 가는 사진은 밝게 해도 괜찮다. 누구나 죽는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했다. 사진 촬영을 마친 김수미는 “너무 좋아서 오래오래 살고 싶다. 내일 바로 현상소에 맡겨서 그중에 하나를 영정사진으로 고르겠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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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에게 미리 조문 인사를 받은 김수미는 “난 기독교다. 절 안 해도 된다”며 “너희가 조문하는 걸 보니까 굉장히 슬프다. 문상 가면 아무 말 없이 꽃만 놓지 않느냐. 난 한마디 했으면 좋겠다. 나를 보고 말해주니까 참 좋았다”고 말했다.
김수미는 25일 오전 방배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