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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권진규 컬렉션’으로 이번에 기증된 작품은 조각 96점, 회화 10점, 드로잉 작품집 29점, 드로잉 6점 등 총 141점이다.
컬렉션에는 ‘자소상’(1968), ‘도모’(1951), ‘기사’(1953) 등 권진규의 주요 작품 136점 외에 그의 일본인 부인이었던 가사이 도모의 작품도 포함됐다.
권진규는 한국 근대 조각을 완성하고 현대 조각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는 거장이다. 1922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부터 일본 무사시노미술학교 조각과에서 수학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1950년대 일본 이과전에서 여러 차례 입선하고 특대의 상을 수상했으며 살아생전 한국과 일본에서 총 세 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의 조각은 테라코타, 석조, 건칠 등으로 제작한 인물상과 동물상이 주를 이룬다. 특유의 정신성을 작품에 녹여내며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형상을 추구했다.
권진규의 작품들은 오랜 세월 떠돌다가 마침내 자리를 잡게 됐다. 유족들은 권진규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고, 이 과정에서 양도한 작품을 소송 등을 통해 힘겹게 되찾아 서울시립미술관으로 기증하는 절차를 밟아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내년 서소문본관에서 권진규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전을 개최하고 2023년에는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상설전시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상설전시실 마련은 천경자 컬렉션, 가나아트 컬렉션 기증 이후 20년 만이라고 미술관은 설명했다.
작가의 동생인 권경숙 권진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은 “오빠는 살아생전 자신의 작품을 내 자식들이라고 불렀다.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오빠의 자식들이 있을 거처가 마련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이번 권진규 컬렉션 수증은 권진규 작가가 한국 근현대미술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작품이 흩어지지 않고 공공기관에 소장돼 언제나 향유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연구, 관리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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