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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선영, 오후엔 이혼조정…최태원 회장 무거운 발걸음(종합)

남궁민관 기자I 2017.11.15 16:32:10
최태원 SK 회장이 15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 선영에서 열린 최종건 SK그룹 창업주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후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이 15일 오전에는 추모식, 오후에는 이혼조정 1차기일 참석 등 가족 및 개인사로 바쁜 행보를 보였다.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된 오전 추모식과 달리 오후 이혼조정은 아무런 성과없이 마무리되며 착찹함을 남겼다.

최 회장은 이날 고 최종건 SK창업주의 44주기 추모식을 맞아 오전 8시40분께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위치한 선영에서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추모식에는 최 창업주의 차남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삼남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 조카인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등이 모두 자리했다. 다만 최태원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오전 9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추모식은 오너일가와 계열사 임원 등 50여명만이 참석해 비공개로 40여분간 진행됐다. 주요 계열사 대표로는 조대식 SK수펙스 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사장 등이 모습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오후 2시에는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 조정 1차 기일이 예정돼 있었다. 조정기일에는 당사자 출석이 원칙이나 소송위임장을 제출할 경우 소송대리인이 대리 출석할 수 있어 최 회장과 노 관장의 불출석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SK그룹 내부 임직원들조차 최 회장의 참석여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직접 이혼조정에 참석했다. 앞서 공개적으로 이혼 의사를 밝힌 상황으로 조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시작 시간 10분전인 오후 1시50분께 경호원들과 함께 지하주차장을 통해 가정법원에 들어와 4층 조정실로 곧바로 이동했다. 몰려든 취재진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일체 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이혼조정에서도 노 관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이번 조정 역시 20여분을 넘지 못하고 빠르게 마무리됐다. 노 관장의 소송 대리인인 박영식 변호사는 조정이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사자가 참석하지 않은만큼 어떤 조정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다음 조정기일만 잡고 끝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정기일 역시 당사자들 간 일정 조율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추후 다시 조율해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뒤이어 조정실을 나온 최 회장은 입장때와 마찬가지로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닫은채 자리를 떠났다.

이혼 조정신청이란 정식재판을 거치지 않고 가정법원의 조정에 따라 부부가 협의해 이혼을 결정하는 절차다. 당사자 간 조정절차에 따라 합의가 되면 법원의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이혼이 결정되지만, 합의가 성립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정식 이혼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수년전부터 별거 상태 중으로, 최 회장은 이혼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반면 노 관장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때문에 법조계 및 재계에서는 이번 이혼조정을 통한 합의가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 회장 측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이혼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귀책사유가 있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대법원 판례가 있는 만큼 최 회장으로서는 이혼청구 소송을 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태원 SK 회장이 15일 오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이혼소송 첫 조정기일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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