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제조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도 공동 연구개발을 확대해 기존 교역·투자 중심의 경제협력을 전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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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핵심광물 공급망의 다변화다. 양국은 핵심광물 수급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공급 차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조기경보 체계 구축에 협력하기로 했다. 광물 확보 단계뿐 아니라 정·제련과 재활용, 제3국 공동개발까지 협력 범위를 넓혀 공급망 전반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핵심광물은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등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주요 핵심광물의 생산과 정·제련 분야에서 높은 영향력을 확보한 가운데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면서 공급망 편중에 따른 위험도 커지고 있다. 핵심광물의 상당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과 독일 모두 안정적인 원자재 확보가 산업 경쟁력 유지의 주요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아시아·태평양 지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기로 했다. 다만 제3국 공동개발 대상 국가와 광물, 구체적인 투자 방식 등은 향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양국은 고위급 협의체를 가동해 후속 협력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도 협력의 폭을 넓힌다.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제조역량과 독일의 정밀기계·산업자동화 기술을 결합해 반도체와 모빌리티, 배터리, 산업 AI 분야의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핵심기술 보호 역시 주요 협력 과제에 포함됐다.
특히 제조 AI가 양국 산업협력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제조업 AI 전환(M.AX) 정책과 독일의 산업자동화 기술을 연계해 산업데이터 활용과 생산현장 혁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한국의 제조현장 실증 경험과 독일의 산업용 소프트웨어·자동화 기술이 결합할 경우 제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날 APK 패널토론에서 미·중 전략경쟁 심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핵심광물의 전략자산화 등 글로벌 경제질서 변화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장관은 한국과 독일이 제조업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공급망 안정과 경제안보 강화를 위한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 협력은 한국을 독일을 비롯한 유럽 기업의 인도·태평양 진출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독일 기업의 기술력과 글로벌 사업망에 한국의 첨단 제조 기반을 결합해 아태지역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경제안보 협력 확대와 별개로 유럽연합(EU)의 보호주의 정책은 향후 양국 경제관계의 변수로 꼽힌다. EU가 산업가속화법(IAA) 등을 통해 역내 산업 보호와 생산기반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의 유럽시장 접근성과 공정한 경쟁 여건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박정성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저녁 열린 ‘한국의 밤(Korea Night)’ 행사에서 “어려운 국제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담장을 쌓는 것이 아닌 파트너십의 확대가 필요하다”며 “최근 EU의 산업가속화법(IAA) 등 보호주의적 정책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독일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개방과 혁신에 함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한국과 독일은 세계 제조업을 선도하는 산업 강국이자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할 핵심 파트너”라며 “이번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을 토대로 양국 협력을 기존 교역·투자 중심에서 경제안보와 첨단산업을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키고 독일 등 유럽 기업의 인도·태평양 진출 거점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