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곽종근'에 분노 표출한 특전사 부하 지휘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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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25.02.21 19:06:55

'尹 국회의원 끄집어내라 지시' 증언한 1공수여단장
"목적 말도 않고 위법현장 투입…중단 지시도 없어"
"지휘관은 명령 책임져야…끝까지 부하들 기다려야"
"국회제출 상황일지서 자기 발언 빼달라 요구도 해"

이상현 육근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제4차 청문회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의 공익제보자 선정과 관련해 직속 부하였던 이상현 특전사 1공수특전여단장(준장)이 “지휘관은 선장으로서 자기 부하들이 물밖으로 다 나올 수 있도록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분노를 표출했다.

이 여단장은 21일 국회 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출석해 “지휘관은 자기가 한 명령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부하는 그 명령에 따르고 상관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신념이 있어야 부대가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비상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들은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윤석열 대통령 관련 지시를 모두 진술한 인물이다.

이 여단장은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6일 김병주TV에 나와 양심고백을 하며 ‘부대원 보호’를 언급한 것에 대해선 “그런 (고마운) 생각도 들었는데 일부 다른 생각도 갖고 있다”며 “많은 부분은 맞는 사실이었는데, 유튜브 방송에서 맞지 않은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관이었던 분에 대해 말씀드리기가 그런데, 전임 사령관은 예하 지휘관들에게 목적을 말씀하지 않으시고 위법한 현장으로 투입시켰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직전까지 그런(위법) 행동을 할 것을 지시했다. 중간에 한 번도 중지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제 공익제보자에 선정됐다는 말씀을 듣고 관련된 논의가 있었던 것도 봤다”며 “지휘관은 중요한 책무가 있다. 싸워 이기는 부대를 만들 책무가 있다. 그것은 지휘관과 부하가 확고한 믿음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관 평가 안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안하겠다” 단언

이 여단장은 “상관에 대한 평가는 안 하겠다. 저는 그렇게 하겠다”며 “육군 기풍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에 공익제보자 적용에 대해선 군 차원에서 깊은 숙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엄 당시 적극적으로 지시를 내렸던 곽 전 사령관이 계엄 실패 후 공익제보자 제도를 통해 스스로만 먼저 법적 탈출구를 만들려 한다는 성토로 풀이된다.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지난해 12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는 비상계엄 이후 보여준 곽 전 사령관의 또 다른 잘못을 거론하기도 했다. 이 여단장은 “사건이 일어난 며칠 후에 사령관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때 국회에 제출할 여단 상황일지 사령부에 제출했는데 사령관이 ‘보고서 어느 부분은 내가 말한 것 같지 않은데’라면서 그것을 빼면 안 되겠냐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제가 그래서 ‘제가 작성한 것이 아닌 상황장교들이 작성한 내용이기에 적혀 있다면 아마 말씀하신 것이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사령관이 회의할 때 마이크를 켜놔서 일부 단어나 문장을 상황장교가 들어서 적어놨을 수 있겠지만 그것도 사령관이 말한 것이다. 이걸 삭제하면 실무자들이 공문서 위조로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여단장은 아울러 이날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윤 대통령 지시를 하달받은 상황도 자세히 증언했다. 그는 “(4일) 0시 50분에서 1시 사이에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안폰으로 전화가 왔다.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말씀하셨어.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어라’ 이렇게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군인은 상관의 중요한 지시를 받으면 기계적으로 복명복창(상급자가 내린 명령·지시를 되풀이해 말하는 것) 하게 돼 있다. 제가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던 말씀이십니까’라고 복명복창 했는데 ‘응’이라고 약간 주저하는 목소리로 말씀하시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부연했다.

“부대 복귀 후 상황 자세히 메모해 검찰에 제출”

이 여단장은 “제 차 안에서 (곽 전 사령관의) 전화를 받았기에 차량에 탑승한 내부 인원들은 (복명복창 내용을) 들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곽 전 사령관) 전화가 끝날 때쯤 1대대장 전화가 와 제가 대통령님 지시를 언급했는데 수사기관에서 그 내용이 녹취가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끌어내라인가? 인원을 끌어내라인가’라는 김병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회의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특전사 요원은 아닌죠?’라는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네”라고 답했다.

1공수특전여단은 계엄 당시 이 같은 명령에도 실제 국회의원 체포 등에 나서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이 여단장은 “1대대장한테 전화로 대통령 지시사항이라고 전달했지만 다소 당황스러웠다. 저희는 707특수임무단과 다르게 일부 인원을 빼고 야시경이 없었다. 갑자기 이게 정치적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대원들을 건물 밖으로 나오라고 통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부대 복귀 후에도 정확한 상황 기록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이 여단장은 “부대 복귀에 지통실로 가서 ‘상황일지를 절대 수정하지 말라’, ‘지휘관이나 부대를 위해 수정하지 말라’, ‘이후 수정하면 실무자는 공문서위조로 처벌받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수첩을 꺼내 있었던 것을 다 기재했다. 연필로 하면 수정될 수 있다고 볼까 봐 볼펜으로 했다. 그것을 검찰 조사 때 제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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