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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식사를 함께하는 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후 두 달 만이다. 이번 만찬엔 국민의힘에선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단 등 지도부 14명이 참석했고,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등 수석급 이상 참모가 모두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반갑다. 잘 지냈느냐”며 국민의힘 지도부와 일일이 악수했다. 특히 이날 만찬 메뉴로 오른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두고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했다. 건배 음료론 오미자차가 준비됐는데 이 역시 술을 하지 않는 한 대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만찬이 끝난 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만찬 참석자들은 10분가량 분수정원을 산책했다.
모처럼 대통령실과 여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이게 됐지만 당정 간 긴장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에 요청한 윤 대통령 독대가 불발됐기 때문이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문제나 의료 개혁 등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 위해선 만찬 전에 윤 대통령과 따로 보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한 대표 측 입장이었다. 반면 대통령실에선 독대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에 대해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면서도 “신임 최고위원·정책위의장·사무총장 및 당대표 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인사와 격려를 위한 자리지 현안 논의가 주목적이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90분가량 진행된 이날 회동에선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지난주 윤 대통령의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이 화제로 올랐지만 김 여사 문제나 의료개혁 등 민감한 논제는 얘기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 대표는 만찬 후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대통령실 고위관계자에게 윤 대통령 독대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재차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 앞서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언론에 공개된 것을 두고서도 친윤계와 친한계는 감정싸움을 벌였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 측이 대통령실을 압박해 독대를 관철하기 위해 독대 요청을 언론에 노출한 것 아니냐며 불쾌해하는 분위기다. 반면 한 대표도 “여당 대표가 대통령 독대 요청을 한 게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 그렇지 않지 않나”며 “(독대 요청 보도가) 흠집 내기나 모욕주기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