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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하락에도 가격 유지하면 제재…독과점 규제 25년 만에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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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 기자I 2026.11.06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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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앞으로 독과점 사업자가 원가 하락에도 상품 가격을 높게 유지하거나 국내 시장에서 해외보다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책정할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제재받을 수 있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 달 16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6일 밝혔다.

2001년 이후 개정되지 않은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규정을 25년 만에 정비하는 것으로, 변화한 시장 환경에 맞춰 독과점 사업자에 대한 규율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독과점 사업자의 가격 남용행위에 대한 규율 범위를 확대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가격을 부당하게 결정·유지·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시행령에는 가격 변경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만 마련돼 있다. 이 때문에 독과점 사업자가 처음부터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거나 원가가 내려가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은 가격의 부당한 결정과 유지도 명시적인 규율 대상으로 삼았다. 정당한 이유 없이 공급 비용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해당 가격이 다른 시장의 동일 상품이나 유사 상품의 통상적인 가격보다도 상당히 높다면 가격 남용행위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 남용행위의 판단 기준도 완화한다. 현행 시행령은 수급이나 비용 변동에 비해 가격이 ‘현저하게’ 상승해야 가격 남용으로 인정하지만, 개정안은 이를 ‘상당하게’ 상승한 경우로 바꿨다. 원가가 하락했는데도 가격을 근소하게 내리거나 기존 수준으로 유지하는 행위도 규율 대상에 명시했다.

공정위는 기존의 ‘현저성’ 요건을 입증하기 어려워 가격 남용 조항이 사실상 사문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개정을 통해 그동안 제재가 어려웠던 독과점 사업자의 과도한 가격 책정이나 유지 행위에 대한 법 집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한 규율도 강화한다. 기존에는 제조업 중심으로 원재료 구매를 방해하는 행위를 규제했지만, 앞으로는 유·무형의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구매·접근·이용·이동을 방해하는 행위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다.

특히 독과점 사업자가 거래상대방과의 거래 과정에서 확보한 비공개 정보를 해당 사업자와의 경쟁에 부당하게 활용하는 행위를 새로운 금지 유형으로 규정한다. 거래상대방이 독과점 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부당하게 막는 행위도 규율 대상에 포함한다.

경쟁을 제한하는 끼워팔기 역시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의 별도 유형으로 신설한다. 기존 고시에 규정된 거래거절, 부당한 거래조건 제시, 가격·거래조건 차별, 불이익 강제 등은 시행령으로 상향해 규율 체계를 정비한다.

소비자이익 저해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정도 새롭게 마련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독과점 사업자의 소비자이익 저해행위를 금지하고 있지만, 시행령에는 구체적인 행위 유형이 없어 법 집행에 한계가 있었다.

개정안은 소비자에게 타당성 없는 거래조건을 부과하거나 상품·서비스의 품질을 소비자에게 현저히 불리하도록 떨어뜨리는 행위를 규율 대상으로 명시했다. 소비자의 상품 선택을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현저한 불이익을 주는 행위도 금지 유형에 포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 시행령은 전통적인 제조업을 기반으로 마련돼 새로운 시장과 남용행위 유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변화한 시장 환경에 맞춰 규율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법 집행의 실효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입법예고 기간에 이해관계자와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시행령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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