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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직 걸었단' 상법 개정안, 대체 뭐가 문제길래

김경은 기자I 2025.04.02 17:05:23

현 정부 밸류업 정책, 국회와 엇박자에 공전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재계는 반대"
주주보호, 원칙 규정과 이행 규정 패키지로 가야
이복현 사의 표명, 사표는 제출 안해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직을 걸었던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이 행사되면서 정부가 추진했던 주주가치 보호와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에 패색이 짙어졌다는 판단이다.

소극적 사의 표명을 통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에 저항하면서 공개적 발언 수위는 더 높여가는 모습이다.

기자간담회, 방송, 라디오, 유튜브 채널 등 전방위로 스피커를 넓혀가고 있는 이복현 원장은 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강화한 상법 개정안이 정쟁화되면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원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통과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가치 보호나 자본시장 선진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것으로 대통령이라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재계는 상법 개정도 반대하지만 정부가 이보다 순한 맛으로 마련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아주 강하게 반대를 했다”고 지적했다.

현 정부는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기업 밸류업 세제지원 방안 추진, 우수기업 표창,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선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번번히 국회와 마찰하면서 법적 기반 확충엔 흔들리고 있다.

현행 법 체계에서 금감원의 설립목적 중 하나인 투자자 보호를 위한 주요 권한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를 통해 나오는 만큼 자본시장 선진화의 주요축인 재계에 약발은 미치지 못한다.

사진=연합뉴스
상법이든 자본시장법이든 법 체계를 막론하고 이사의 충실 의무 강화에 직까지 내놓겠다며 논란의 목소리를 증폭시키는 이유다. 이사에 주주 보호 책무가 강화될 경우 금감원의 ‘투자자 보호’ 기능은 법적 기반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감원은 유상증자 등에 대해 중점심사제도 도입 등을 통해 기업의 자본조달에 대한 질적 심사로 유증 문턱을 높이겠다고 나선 상황이지만 수단은 마땅찮은 모습이다. 정정신고서를 통해 투자자에게 보다 충실하게 기재하라는 간접 압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이사의 충실의무는 회사에게만 한정하고 있어 예컨대 대주주와 주주의 이익이 상충하는 경우 소액주주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 예로 이 원장은 LG에너지솔루션(373220) 물적 분할, SK이노베이션(096770) 합병, 두산로보틱스(454910) 합병 등을 꼽았다.

“초불확실성의 시대에 상법까지 개정해야하느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시장의 공감을 이끌어내긴 어렵다고 봤다. 그는 “시장은 재계가 모든 걸 지금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2의 LG엔솔이 안 나타나리라 장담하지 못한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증도 배후나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 보호 의무 강화에 대한 기업의 과도한 우려는 다독였다. 이 원장은 “주주의 이익이 상충되지 않는 경우에 충실의무는 작동하지 않는다”며 “원칙 규정과 더불어 특수거래에 대한 절차 등 이행 규정들을 통해 분쟁 발생을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당을 향해서도 “만일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 한다면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함께 올려놓고 논의하거나 상법 개정안에 하위법령에 대한 위임 조항을 추가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수정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위원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지만 사표를 제출하지는 않았다. 이 원장의 임기는 오는 6월까지 2개월가량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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