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코인거래소 ‘지분 제한’ 공식화…국힘 “법안 통과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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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02.10 12:26:48

한정애 “빗썸 사태 근본 대책으로 지배구조 분산”
韓 모든 코인거래소 대주주 지분 15~20% 제한 예고
네이버·두나무, 미래에셋·코빗 인수에도 전방위 파장
국힘 반발 “사회주의 국가에도 없는 강제 매각·위헌”
11일 정무위 충돌 예고…디지털자산기본법 진통 전망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여당안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규제를 포함하기로 확정하고 이를 공식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강제적인 지분 매각 추진은 위헌 소지가 있는 전례 없는 규제라며 법안 처리에 반대하기로 해 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빗썸 사태를 언급하며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지배구조의 분산을 통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거래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지분 규제를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배 구조의 분산’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에 대한 지분 제한을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한 의장이 이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의장은 “당정이 함께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인 디지털 자산 기본법 제정을 조속히 추진해 거래소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의장은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 부과, 외부 기관의 주기적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점검 의무화, 전산 사고 등의 발생 시 가상자산 사업자의 무과실 책임 규정,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통해 시스템의 맹점을 해결하겠다”고 예고했다.

한 의장은 “이번 주 내 상임위 차원의 현안 질의를 시작으로 법안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 2월 국회 내에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하고 입법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야당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여야는 1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빗썸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무위원회를 열고 빗썸 오지급 사태 및 개선과제를 점검할 예정이다.

이날 한 의장이 발언한 내용 중 가장 집중된 대목은 ‘지분 규제’다. 앞서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민주당에 제출한 자료에는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1인의 소유 지분율 제한 내용이 담겼다. 해당 방안은 현행 자본시장법상 대체거래소(ATS)의 대주주 지분 한도(15%)를 참고해,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금융위원회의 15~20% 일률적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규제가 시행되면 5대 거래소 대주주 모두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지분율 제한은 두나무와 코빗 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자료=각 사 및 업계 추정)
이같은 지분 규제가 시행될 경우, 5대 디지털자산거래소 모두 관련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송치형 의장이 지분율 25.52%를 가진 최대주주다. 빗썸은 빗썸홀딩스가 73.56%를 가지고 있다. 코인원은 창업자인 차명훈 대표가 개인회사 지분을 포함해 53.44%를 갖고 있다. 코빗은 NXC가 60.5%를 보유 중이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해외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지분율이 67.45%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지분율 제한은 두나무와 코빗 인수를 각각 추진하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네이버는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 지분을 100% 가지는 구조여서 대주주 지분 제한에 걸린다. 이에 따라 지분 구조를 재설계해야 한다. 코빗 인수를 계획하는 미래에셋도 마찬가지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분 규제 필요성에 대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따른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 △거래소의 공적 인프라 성격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 등을 언급하며 “소유지분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정무위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처리되면 3년 유효의 현행 신고제가 영구적인 인가제로 바뀌기 때문에, 이에 따라 공적 인프라인 코인거래소의 규제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정무위 김상훈 의원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에 따른 후유증을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사진=노진환 기자)
그러나 민주당이 이달 중에 이같은 지분 규제를 담아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을 발의하면 논란이 격화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국회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정무위)은 10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정애 의장의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며 “지분 규제와 관련된 법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스타트업 형식으로 민간이 순수하게 자생적으로 발전시켜온 시장”이라며 “그런데 이제 와서 과도한 규제 프레임을 씌우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규제를 설정하려고 했다면 가상자산 시장이 태동하기 전에 사전 규제를 했어야 한다”며 “이미 시장 볼륨이 커진 상태에서 지분 규제를 하겠다고 하면 자금의 역외 유출이 우려되고, 경영의 책임 소재도 모호해진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 같은 나라에선 외국 자본의 지분 규제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자국 기업의 지분을 사후에 이렇게 규제한 경우는 국제적으로도 없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용범 정책실장이 뒤에 있다는 말도 나오지만, 정말 어떤 의도에서 이렇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지금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이렇게 지분 규제를 하겠다는 것은 위헌 소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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