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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엔 147엔대 초반 '뚝'…"美경기둔화 우려로 달러화 약세"

방성훈 기자I 2025.04.03 15:59:54

日엔화가치 하루만에 2.4엔 껑충…달러화 약세 영향
트럼프 관세 발표 이후 달러화 강세 예상됐으나
경기둔화 우려→美금리 하락→ 달러화 매도 흐름
중국 등 각국 보복조치 가능성도 시장 변동성 확대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달러·엔 환율이 하락했다.(엔화가치는 상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더 부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진=AFP)


3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일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오후 3시 20분 기준 전거래일(오후 5시 기준) 대비 2.38엔(1.59%) 내린 147.27~147.29엔에 거래중이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149엔대 후반에 거래되며 150엔에 근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낙폭이 크다.

엔화보다는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02.77로 전일대비 1.01%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간밤 60개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시장 평가가 잇따르면서 달러화 매도 움직임이 확산했다. 상대적으로 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준기축통화인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물론, 호주달러, 뉴질랜드달러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 통화도 달러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선 경제학 이론에 근거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가 달러화 강세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도 지난 1월 16일 인준 청문회에서 “전통적인 관세 이론에 따르면 10% 일괄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는 4% 상승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초기 시장 반응은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즈호증권의 우에노 야스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미국 내 인플레이션보다 경기둔화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는 점이 시장의 주된 관심사로 떠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장기금리(10년물 금리)가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4.0%대 이하로 하락한 것에서도 확인된다. 경기둔화 우려 확대→미국 금리 하락(미일 장기금리 격차 축소)→ 달러화 매도·엔화 매입 흐름으로 이어졌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제에 파급력이 큰 중국이 보복을 예고한 것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중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보복 대응에 나설 경우 엔화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의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달러화 약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기본 관세 10%는 5일, 추가로 부과되는 상호관세는 9일 각각 발효될 예정이어서 시장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서다.

닛케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협상이 확대해 일부 국가의 관세 인하 가능성이 커질 경우, 시장은 관세에 따른 부작용이 완화될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이는 다시 미국으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엔화의 경우 투기세력들이 대규모 매수한 상태여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우에노 다이사쿠 수석 외환 전략가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관세율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엔화 강세·달러화 약세는 지금이 정점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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