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MBK·영풍은 지난달 27일 고려아연을 상대로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기각되자 곧장 항고하며 본안소송에 돌입했다. 동시에 지난달 28일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제한당하고 안건 표결이 진행된 것에 대해서도 현재 가처분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총 결과 정관 변경 안건이 통과되며 고려아연의 이사회 인원 수는 19명으로 제한됐다. MBK·영풍은 다수의 이사를 한 번에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할 계획이었지만, 이번 정관 변경으로 분쟁 장기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 그리고 지난 임시주총에서 선임된 최 회장 측 사외이사 4명은 직무 정지 상태로 공석이다.
만약 업무효력 정지된 4명의 이사들이 복귀할 경우 최 회장 측은 이사회 인원 19명 중 15명을 확보해 압도적 우위를 이어가게 된다. 4명의 이사들의 복귀가 불발되고 재선임을 위한 표 대결이 펼쳐지더라도 MBK·영풍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엇보다 법정다툼이 장기화하며 4명의 이사들에 대한 표 대결이 언제 펼쳐질지에 대한 전망도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업무효력이 정지된 이사들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법정 다툼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얘기했다.
MBK 입장에서는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유리할 것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특성상 지분 투자 후 일정 시간 내 매각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MBK·영풍은 이번 주총 이후 이전과 비교해 다소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임시 주총 직후에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적극적으로 여론전을 펼쳤지만, 이번에는 주총 직후 이외에는 특별한 메시지를 던지지는 않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로 여론이 악화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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